<앵커>
한 때 집에서 많이 쓰던 아날로그 무선전화기입니다. 지금도 인터넷 쇼핑으로 팔리고 있는데 정부가 이 무선전화기는 900MHZ의 주파수를 쓰기 때문에 지금부터 석 달 뒤부터는 불법 기기가 된다고 느닷없이 공지했습니다. 걸려온 전화를 받기만 해도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린다는 겁니다.
김수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달 정부는 아날로그 가정용 무선 전화기 사용을 내년 1월부터 전면 금지한다고 밝혔습니다.
LTE 서비스를 위해 KT가 할당받은 900MHz 대역 주파수와 같은 주파수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간섭현상이 발생한다는 게 이유입니다.
[김영인/KT 상무, 지난 7월, 900MHz 간섭 시연회 : 신호가 끊긴다거나 그 다음에 다운링크 속도를 저하시키는 그런 간섭원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전화를 받기만 해도 전파를 사용하기 때문에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도 있습니다.
지난 2003년부터 시판된 가정용 무선전화기 사용자는 아직도 1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 최이주/아날로그 무선전화기 사용자 : 알리지도 않는 상태에서 과태료만 달랑 날라오면 진짜로 황당할 것 같아요.]
문제는 정부가 홈페이지에 조그맣게 올려놓은 배너 광고 말고는 가정용 아날로그 무선전화기가 사용 종료된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박대출/새누리당 의원 : 멀쩡한 전화기를 사용하는 국민들을 범법자로 만드는 것은 정부가 국민들은 안중에 없고 사업자 편의만 생각한다는 비판을 받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날로그 가정용 무선 전화기는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쓸 수 있다던 지난 2006년 정부 약속이 공수표가 되고 말았다며 이용자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장운석, 영상편집 : 최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