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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슬리퍼만 신은 채…고속도로 의문의 죽음

'그것이 알고 싶다' 의문의 사고 추적

한겨울 슬리퍼만 신은 채…고속도로 의문의 죽음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지난 2월 인천공항고속도로에서 일어난 한 남자의 죽음과 관련한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다.

제작진은 교통사고 감정, 범죄 심리, 영상 분석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다각적인 분석을 통해 그 날 사건의 실체에 접근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2월 8일 저녁, 인천공항 고속도로 공항방면 15.4km지점 3차로에 한 남자가 쓰러져 있었다. 잠시 후, 쓰러져 있던 남자는 고속도로를 지나던 승용차에 치여 사망했다.

피해자는 김성록 씨(58세). 그런데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속도로순찰대와 119 구급대에 따르면 사망자의 모습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영하 15도의 살을 에는 듯한 날씨에 고속도로 3차선 안쪽에 누워있는 그는 얇은 트레이닝복을 입고, 신고 있던 슬리퍼는 벗겨져 맨발이었다.

얼마 후, 한 남자가 사고 현장으로 다가왔다. 불과 40분 전까지 자신이 운전하던 차량에 사망한 김 씨와 함께 타고 있었다는 남자는 영종도로 가던 도중 ‘내려달라’는 김 씨의 요구에 속도를 줄였고, 차가 완전히 정차하기도 전에 조수석에 타고 있던 김 씨가 문을 열고 뛰어내렸다고 했다. 그는 김 씨의 20년 지기 동업자 최 모 씨(가명)였다.

경찰은 동업자를 고속도로 한가운데에  떨어뜨려 다른 차에 치여 숨지게 한 혐의로 최 씨를 구속했다. 

차량이 빠른 속도로 진행하는 고속도로에서 사람이 추락할 경우 떨어질 때의 충격 또는 뒤따라오는 차량에 치여 사망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시속 약 40km로 진행하던 차에서 하차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피해자를 떨어뜨렸고, 추락한 피해자를 구호하기 위해 차량을 즉시 정차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조사 결과 두 사람은 60억 원짜리 땅 거래를 둘러싼 채무 문제로 다퉈 온 것도 밝혀졌다.

피의자 최씨는,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겠다며 내려 달라는 김 씨의 말에 자신은 안 된다고 했지만 김 씨가 계속 고집을 피웠고, 내려주려고 갓길 쪽으로 붙여 정지하는 순간 김 씨가 그대로 내려버렸을 뿐이라며 무죄를 주장했다.

피의자 최 씨에 대해 감금 치사 혐의를 주장한 수사 당국. 하지만 지난 7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공판에서 1심 재판부는 무려 40여 시간의 공방 끝에, 7명의 배심원중 5명이 유죄를 인정한 결정을 뒤엎으며, 최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피해자를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거나 차량 밖으로 떨어뜨린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는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법은 잘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배심원 대다수도 유죄로 판단했는데, 결국 돌아가신 피해자만 억울하게 됐다”며 오열했다 

오는 17일 오후 11시 15분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여전히 많은 의문들을 품고 있는 인천공항 고속도로 사건에 대해 교통사고감정, 범죄 심리, 영상분석 등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들을 동원, 심도 있는 분석과 도로주행 실험을 통해 사건을 재구성하여 그날의 진실에 나가갈 예정이다.   

(SBS통합온라인뉴스센터 손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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