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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폭염에 더위먹는 블랙박스

[취재파일] 폭염에 더위먹는 블랙박스

심우섭 기자 shimmy@sbs.co.kr

작성 2013.07.31 09:19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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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대표 이미지:[취재파일] 폭염에 더위먹는 블랙박스
요즘 차량용 블랙박스는 참 많은 일을 합니다.

주행중 사고기록이란 본연의 기능 뿐 아니라 주차중 자동차 주변 상황을 기록하기도 합니다.

또 화질이 뛰어난 반면 가격도 저렴해 CCTV처럼 천장에 매립해 사용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블랙박스의 약점은 바로 더위, 정확히 말해 아주 뜨거운 태양열입니다.

한여름 땡볕아래 세워놓은 차안의 온도는 60도에서 90도까지 올라갑니다.

대중 목욕탕의 한증막(사우나)이 보통 60도 이상이니까 비슷하거나 더 높은 온도인데 그렇게 뜨겁게 달아오른 차안에 블랙박스는 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요즘 블랙박스는 자동차 배터리를 방전시키지 않으면서 약간의 전력으로 주차 상태에서도 계속 찍히는 기능을 갖춘 것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상시 전원에 연결된 블랙박스가 주차 감시기능을 작동하고 있으면 그 기계안 온도(특히 CPU)는 뜨거운 자동차 안 온도보다 10~30도까지 높아 최고 온도는 무려 120도까지 올라갑니다.

녹화만 되는게 아니라 그 자리에서 영상을 확인할 수 있게 LCD 화면이 달려있는 블랙박스들의 경우에는 더 많은 열을 발산합니다.

소비자원에서 31종류의 블랙박스를 놓고 온도 변화 실험을 해봤습니다.

커다란 오븐같은 곳에 블랙박스들을 넣어놓고 각 블랙박스에 두개씩의 온도 센서를 연결해 놓았습니다.

하나는 외부 기기에 그리고 하나는 열이 많이 나는 내부 CPU에 연결돼 있습니다.

오븐 안 온도가 60도, 80도, 90도로 올라가니 작동중인 블랙박스 기계 내부에 연결된 온도 센서는 금새 100도를 넘어갑니다.

꺼내보니 플라스틱 외형이 살짝 녹아 변형된 블랙박스도 있었습니다.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은 온도가 올라갈 수록 점차 화질이 떨어지고 희미해지더니 90도를 넘어서자 결국 카메라가 꺼지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아예 녹화가 되지 않는 것들이 31개 가운데 22개나 차지했습니다.

실제 벌어진 상황이라면 그저 번호판이 안보이고 얼굴이 정확히 안찍히는 수준이 아닌 것이죠

일부 기기안의 메모리 카드는 아예 망가져 버리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여름철 고온으로 화질이 떨어진다고 해서 언제 어느 순간을 기록할 지 모르는 블랙박스를 꺼두라고 시청자에게 조언할 수 있을까?
 
실험을 직접 보기 전엔 이런 의문도 가졌지만 결국 땡볕아래 블랙박스를 일부러 꺼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랙박스 가격이 10만원에서 30만원까지 이르고 블랙박스용 메모리카드 32기가의 경우가 오프라인에서 4~5만원씩 하니까 이렇게 고온에 노출되면 수리비가 상당히 들어갈 것입니다.

카메라나 메모리카드 어느 쪽을 수리하던지 그동안 블랙박스는 며칠동안 차를 감시해 줄 수 없겠죠

그만큼 돈과 시간을 희생해야하니 너무 더운 여름날 바깥에 차를 세워놓을 땐 블랙박스를 보호하기 위해 결국 전원을 잠시 분리해 두는 게 낫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그 잠시동안에도 블랙박스 카메라는 돌아가지 않으니 여전히 작은 위험부담은 안고 있다고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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