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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미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취재파일] 미국 관객들이 좋아하는 한국 영화는?
이병헌이 출연한 '레드:더 레전드(이하 레드2)'가 지난 18일 개봉 이후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지난 2010년 개봉했던 '레드1'의 경우 국내에서 불과 48만 9855명(최대 극장수 322개)의 관객만 모았는데, 이번 레드2(현재 극장수 738개)는 벌써 96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개인적인 평점도 ★★★★ "주변에 시간되면 보라고 추천". 꽤 웃기는 대사들+1편보다 화려한 액션+이병헌의 높은 비중으로 4점을 받기에 충분한 오락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허술한 스토리 전개가 있지만, 코믹 오락 영화이니 뭐...용서가 됩니다.

그런데, 미국 내 분위기는 별로 네요. 지난 19일 개봉 이후 3일차부터 벌써 관객들이 빠져나가기 시작했습니다. 평론가들의 혹평과 관객들의 호평이 엇갈리는 양상이군요. 주요 미국 영화 평론 사이트를 살펴보니…

-메타크리틱(Metacritic) 평론가 평점 47/100점
-IMDB 관객 평점 7.3/10점
-라튼 토마트(Rotten Tomato) 평론가 평점 5.4/10점, 관객 평점 3.9/5점
-무비폰(Moviefone) 평론가 평점 2.5/5점
그래도, 미국에서 최대 3016개 극장에 걸려 있으니 어느 정도 흥행은 가능하겠죠?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저처럼 만족하는 관객도 있을 것이고, 또 반대로 재미 없어 하시는 관객들도 계실 겁니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기란 정말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더욱이 자국 관객들에게 해외 영화 리메이크 작품을 선보이는 일은 간단하지 않죠. 지난 21일 '올드보이 미국판 흥행 성공할까?'라는 리포트를 했는데요. <클릭> 그동안 한국 영화 리메이크 작품들의 미국 내 흥행 성적은 기대 이하였습니다.

레이크하우스
<한국 영화 리메이크 미국 내 흥행성적>
[연도-영화명-(영문명/원작)-극장수-미국 내 수입]
**극장수는 상영기간 다소 늘어났다가 줄어들게 됨.
2006년 레이크 하우스(Lake House/시월애) 최대 2645개 극장 5232만 달러
2008년 미러(Mirror/거울속으로) 최대 2664개 극장 3069만 달러
2008년 마이 세시 걸(My Sassy Girl/엽기적인 그녀) DVD직행
2008년 퍼세션(Possession/중독) DVD직행
2009년 안나와 알렉스: 두 자매 이야기(The Uninvited/장화 홍련) 최대 2344개 극장 2857만 달러
2013년 컴펄션(Compulsion/301 302) 파악이 안 됨
극장에도 걸리지 못한 영화들도 있군요.

디파티드
<할리우드 리메이크 주요 영화 흥행성적>
[연도-영화명-(영문명/원작)-극장수-미국 내 수입]
1992년 여인의 향기(Scent of Woman/이탈리아 Profumo di Donna) 최대 1252개 극장 6309만 달러
1994년 트루라이즈(True Lies/프랑스 La Totale) 최대 2561개 극장 1억4628만 달러
1995년 12 몽키스(12 Monkeys/프랑스 La Jetee) 최대 1629개 극장 5714만 달러
2002년 링(The Ring/일본 동명 영화) 최대 1981개 극장 1억2912만 달러
2002년 인썸니아(Insomnia/노르웨이 동명 영화) 최대 2610개 극장 6735만 달러
2006년 디파티드(The Departed/홍콩 무간도) 최대 3017개 극장 1억3238만 달러
2008년 퍼니게임스(Funny Games/오스트리아 동명 영화) 최대 288개 극장 129만 달러
2009년 브라더스(Brothers/덴마크 동명 영화) 최대 2088개 극장 2854만 달러
2010년 렛미인(Let Me in/스웨덴 Let the Right One in) 최대 2020개 극장 1213만 달러
2011년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The Girl with the Dragon Tattoo/스웨덴 동명영화) 최대 2914개 극장 1억 251만 달러

일단 2000개 이상의 극장에 걸리면 미국 전역 개봉이라고 볼 수 있겠네요. 위 영화들은 수많은 리메이크 작품 가운데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인데요. 1억 달러 수익을 넘은 작품들도 트루 라이즈, 링, 디파티드, 밀레니엄: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등이 있습니다.

스토커
이번엔 한국 감독들이 할리우드로 건너가 연출한 영화들을 살펴보겠습니다.

-2013년 1월 미국 개봉 김지운 감독 '라스트 스탠드(Last Stand)' 최대 2917개 극장 1205만 달러
-2013년 3월 미국 개봉 박찬욱 감독 '스토커(Stoker)' 최대 275개 극장 170만 달러

김지운 감독은 미국 주요 영화사인 '라이온스게이트(Lionsgate 클릭)'와 정말 상업 영화에 도전했는데, 저 정도면 흥행 참패라고 할 수 있겠군요. 박찬욱 감독의 경우는 조금 다릅니다. 21세기 폭스사 계열인 '폭스 서치라이트(Fox Searchlight 클릭)'를 통해 할리우드에 진출했습니다. 폭스 서치라이트는 중소 독립 예술 영화에 투자하는 회사라고 합니다. 그만큼 극장수가 적었던 것이죠. 허남웅 영화평론가는 인터뷰에서 이렇게 설명해주시더군요. "일단 박찬욱 감독과 김지운 감독의 할리우드 첫 진출작들이 흥행 면에서는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지만, 사실 할리우드에서는 이 감독들이 처음에 할리우드에 진출해서 헐리우드의 제작비와 제작기간 스케줄에 맞출 수 있느냐 그런 것들을 먼저 본다. 그런 점에서 봤을 때 두 감독은 할리우드가 원하는 능력을 어느 정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완전 실패라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아쉬움이 남습니다. 예를 들어 2000년 미국에서 개봉한 중국 영화 '와호장룡(Crouching Tiger, Hidden Dragon)'의 경우 처음 개봉 극장 수는 불과 31개 였습니다. 그런데, 관객들의 반응이 엄청 뜨거워지자 극장수가 최대 2027개까지 늘었고, 수익은 1억2807만 달러까지 풀어났습니다. 아래 표를 보시죠. (IMDB 클릭)

와호장룡
물론 가장 좋은 것은 한국 영화가 '명작'으로 인정받아 미국 등 해외 관객들에게도 호평을 받고 흥행에 성공하는 것이겠죠. 한국 감독들의 할리우드 연출 작품과 한국 영화 리메이크 작품들도 흥행하길 바랍니다. 한국의 스토리와 한국 영화의 힘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외 관객들에게 전달돼 우리나라가 세계 영화계에서도 문화 강국으로 인정받았으면 합니다. 두서없는 취재 파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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