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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랭지 배추밭 초토화…'金치 파동' 우려

<앵커>

긴 장마에 강원도 고랭지 배추밭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농민들은 열흘이나 빨리 수확에 나섰지만 피해는 이미 상당합니다.

심우섭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여름 배추의 90%가 생산되는 강원도 정선 태백 일대.

곳곳의 배추밭이 산사태나 침수로 엉망이 됐습니다.

해발 700m 고지에 자리한 고랭지 배추밭입니다.

최근 계속되던 비가 잦아들면서 오늘(17일) 첫 수확에 나섰는데요, 제 뒤로 보이는 것처럼 이렇게 버려지는 배추가 절반을 차지합니다.

[김래찬/고랭지 배추 농민 : 작년에 비하면 반은 (수확이)덜 됐다고 봐야죠. 날이 뜨겁다가 비가 내리니까 배추가 다 썩었어요.]

뿌리가 썩어 하얗게 변한 배추들, 밭에선 배추 썩는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멀쩡해 보이는 배추들도 대부분 속이 짓물러 터지는 무름병에 걸렸습니다.

몇 포기라도 건지기 위해 중장비까지 동원했지만 상황은 절망적입니다.

[홍덕선/고랭지 배추 재배 농민 : 망가지니까 출하를 빨리 할 수 밖에 없어요. 지금 운송비랑 작업비가 안 나오잖아요.]

겨우 2, 3일 사이에 배추가 빗물에 잠기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정선에 내린 장맛비는 무려 275mm.

이 지역엔 지난달 17일부터 어제까지 30일 중에 22일이나 비가 내렸습니다.

가락시장에서 배추 가격은 지난 주에 비해 17.8%, 세 포기에 700원 이상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0년 한 포기에 1만 1천 원을 넘겼던 이른바 '금치 파동'이 재현되지는 않도록 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입니다.

[이천열/농식품부 유통정책관 : 고랭지 배추 수급 불황이나 이런 것을 대비해서 저희가 상시비축량을 6천 톤 정도 확보했습니다. 2010년같은 배추 파동은 피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통 업계에선 이번 장마 뒤 폭염이 이어지면 상하는 배추가 더 많아져, 배추 값의 큰 폭 인상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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