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뿐 아닙니다. 미국에서는 좀비 소재의 TV드라마들도 대박을 치고 있습니다. 2010년부터 시작된 미국 AMC방송국의 워킹데드(Walking Dead)가 대표적입니다. AMC가 케이블 채널임에도 불구하고 워킹데드가 올초 시즌3까지 방영되면서 왠만한 지상파 드라마를 훌쩍 넘는 평균 시청자수 12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소설 등 문학 분야에 게임 분야에서도 좀비물을 빠지지 않습니다. 특유의 긴장감과 탄탄한 줄거리가 가장 큰 인기요인입니다만, 이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좀비 열풍의 이유는 과연 뭘까요? 다른 장르는 저도 잘 모르겠고요. 영화 분야에 있어서는 이런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관객의 세분화>
그러다가 좀비 영화의 특수효과 경쟁이 양상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정교한 분장만으로는 현실감 있고, 정말 공포스러운 좀비를 구현하기가 점차 어려워진 것이죠. 관객들의 눈도 높아졌고요. 대규모 컴퓨터 그래픽 작업이 늘어나면서 제작비가 천정부지로 치솟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고정 관객층만 가지고는 수익을 맞추기 어려운 실정이 된 것이죠. 여성과 어린이 관객들까지 공감할 수 있는 영화를 만들려면 1) 하이 고어적인 영상을 상대적으로 줄이고, 2) 스토리를 여성.어린이들도 소화할 수 있도록 바꿔야 합니다. 물론 기존 매니아층을 위한 영화도 꾸준히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관객층이 나뉘고 있는 것이죠.
<스토리의 변화>
최근 좀비 영화.드라마의 스토리를 보면, 과거처럼 피해자들이 한참 좀비에게 죽어 나가다가 나중에 좀비를 각종 흉기로 마구 때려잡는 단순한 내용이 아닙니다. 좀비에게 도망치면서 주인공 피해자 그룹간의 단결과 연대의식을 강조하죠. 좀비를 물리칠 때도 '어떻게 어떤 무기로 얼마나 효과적으로 물리치냐'는 것보다 '가족과 연인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강한 의지를 보이느냐'는 걸 더욱 강조하죠.
<좀비에 대한 인식 변화>
좀비에 대한 인식과 표현도 달라지고 있습니다. 좀비가 과거에는 악령에 깃든 존재로 묘사됐는데, 최근엔 우리 주변의 바이러스 감염자, 즉 그들도 일견에선 피해자인 것처럼 나오고 있죠. 그럼 좀비들을 죽이는데 그치지 않고, 이들을 치료하고 감싸 안아야 하는 겁니다.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서 윌스미스가 치료제를 만들려고 노력하는 장면이 떠오르는 군요.
더 깊은 이유는 오늘(4일) 리포트를 제작하면서 고민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