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내놓은 신간을 먼저 사서 읽기 위해 7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렸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입니다.
저도 지난달 말 일본 나라로 향하는 신칸센 열차 안에서 그의 신작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를 읽었습니다.
지금까지 그의 여러 작품을 읽어봤지만 이번 작품의 경우 이야기 구조가 단순하고 다른 작품에서 그려졌던 핀란드를 또다시 등장시키는 등 전작들과 겹치는 부분을 논외로 한다면 이야기에 몰입시키는 힘과 그만의 독특한 문체는 여전히 매력적이더군요.
일본 소설을 잡으면 끝까지 읽는데 비교적 오래 걸리는데 비해 그의 책은 이틀만에 완독할 수 있었습니다.
도쿄 한국문화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몇년 동안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은 전민희 작가의 '룬의 아이들'이란 책으로 집계됐습니다.
지금까지 모두 40만부 가까이 팔렸는데 최근에는 전자북으로도 나와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에서는 환타지 소설이 유행인데 온라인 게임이 원작이 되기도 하면서 이 분야 서적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두번째는 이철환 작가의 '연탄길'이라는 소설이 거의 10만부 가까이 팔린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3위는 우리나라에서 베스트 셀러였던 신경숙 작가의 '엄마를 부탁해'로 지금까지 4쇄 인쇄로 총 만8천부가 인쇄됐는데 판매율은 88% 정도라고 합니다.
공동 4위로는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 김중혁 작가의 '악기들의 도서관'이, 5위로는 공지영 작가의 소설인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이나 '도가니'가 꼽혔습니다.
수백 만부가 날개돋힌 듯 팔려나가는 하루키 열풍에 비해 일본에서 팔리는 우리 소설의 인기는 여전히 미약한 셈입니다.
단골 노벨 문학상 수상 후보로까지 꼽히는 하루키의 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우리 소설들이 역량에 비해 대접을 못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일본은 세계 제2의 출판시장으로 불리지만 해외 번역 작품들의 경우 유명 작가를 제외하곤 그리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것도 이유입니다.
오늘(3일)부터 나흘간의 일정으로 도쿄 빅사이트에선 2013 도쿄 국제도서전이 열립니다.
이번 행사에는 우리나라가 주제국으로 참가해 출판사들의 비지니스 공간인 '한국관'과 문화 홍보 공간인 '주제국관'을 운영합니다.
우리 출판업체 27개사가 참가해 저작권 상담도 진행할 예정이고 한일 양국에서 번역된 도서들을 소개하는 '한일출판교류전'과 문학 대담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돼 있습니다.
한류 열풍 이후 다양한 한국 문화가 소개돼 온 일본에서 이번 도쿄 국제도서전을 통해 한국 출판문화가 세계화를 위해 도약하는 기회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