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민주화'의 의미마저 왜곡하는 일부의 행태를 지적한 글에 "민주화라는 단어의 가치를 특정 집단의 이익을 대변하는 단어로 만들어서 스스로 희화화한 분들의 자기 반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는 댓글을 주신 분이 있었습니다. 어떤 취지인지 알 것 같습니다. 일부 인사들이 '민주주의'라는 가치를 독점하고 있는 것처럼 독선적으로 행동한다는 지적이 새로운 건 아닙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세력 가운데도, 김한길 민주당 신임 대표를 향해 야유를 퍼붓고 멱살을 잡은 일부 인사처럼 노무현 전 대통령이 추구했던 가치가 자기들의 전유물인 것처럼 행동하면서 오히려 노 전 대통령을 욕되게 하는 분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실제로 모든 것을 특정한 프레임 안에 넣어서 생각하는 분들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정말 민주주의를 위해 희생한 분들은 따로 있고 그 과실을 향유하는 사람은 따로 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양보해도, 우리 나라가 민주주의 정치 체제를 갖고 있다는 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일이고, 형식적 민주주의에 머물고 있던 것을 온 몸을 던져서 내용적 민주주의를 이뤄낸 분들이 있다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는 일입니다. 윤여준 전 장관이 실토했듯이, 그런 분들의 용기 있는 행동에 부채의식을 느낄망정 그들의 희생을 부정하고 왜곡하는 건 인간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사실, 그렇게 정말 몸을 던진 분들은 다른 분들에게 부채의식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렇게 느꼈을 뿐이죠.
민주주의라는 말은 어느 누구도 독점할 수 없는 말입니다. 그건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는 기본적인 방식이니까요. 이런 공동체의 기본적인 가치마저 부정하는 건 그야말로 병리적 현상입니다. 특히 민주화라는 말을 독점한 듯 행세하는 일부 인사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민주화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그럴듯해 보인다면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쨌든 이번 사안을 다루는 중앙일보의 시각에 대해 큰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이렇게 중심을 잡는 언론이 더 많아져야죠.
[이 칼럼의 견해는 SBS와는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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