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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레미제라블 다시보기 ⑤

[데스크칼럼] 레미제라블 다시보기 ⑤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기 전에 큰 기대를 했던 부분은 “과거의 파리 모습을 영화 속에서 어떻게 촬영했을까?” 하는 거였다. 영화를 통해 파리의 옛 모습을 보고 싶었다. 파리는 철저하게 과거를 간직한 도시라서 따로 세트를 지을 필요도 없는 곳이다. 뮤지컬은 무대에 올리는 것인 만큼 장소의 한계가 있지만 영화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더더욱 기대를 키웠다. 그러나 영화는 기대를 저버리고 뮤지컬에 충실하게, 아니 뮤지컬보다 더, 한 사람 한 사람의 연기력에 초점을 맞춰, 만들어진 세트에서 제작됐다. 그러다 보니 책을 보면서 과거 파리 모습을 연상할 수 밖에 없었다. 민중 폭동이 일어나는 곳, 생미셸의 빈민가와 학생들이 이를 도모하는 라틴 구역, 마리우스와 코제트가 만나는 뤽상부르공원 그리고 빅토르 위고가 묻힌 팡테옹 등이 대표적으로 등장한다. 이 곳들은 걸어서 다닐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고 지금도 파리의 명소이다. 먼저 뤽상부르 공원부터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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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는 뤽상부르공원을 이렇게 묘사하고 있다. “어느 날, 날씨는 따스하고, 뤽상부르공원은 햇빛과 그늘이 넘쳐흐르고, 하늘은 아침에 천사들이 씻은 듯이 맑고, 참새들은 마로니에 숲 속에서 재잘거리고 있었다.”

공원 한가운데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무선으로 조종되는 모형 배들을 띄우러 오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마리우스도 이곳을 맴돌았을 것이다. 코제트가 장발장과 산책을 하러 온 걸 우연히 목격한 마리우스는 코제트를 만나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외출복을 깨끗이 차려 입고 늘 그곳으로 나갔다.

“일 년도 더 전부터 뤽상부르공원의 한 인적 드문 통로에, 페피니에르의 흉벽 옆을 따라 뻗어 있는 통로에, 한 남자와 아주 어린 처녀 하나가 거의 언제나 웨스트 거리 쪽에, 가장 호젓한 통로 맨 끝의 늘 같은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이 마리우스의 눈에 띄었다.”

파리의 어느 공원과 마찬가지로 뤽상부르공원에서도 곳곳에서 이렇게 벤치에 앉아 책을 보거나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장발장과 코제트가 그랬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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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상부르 공원은 앙리 4세의 왕비 마리 드 메디시스가 만든 곳이다. 마리 드 메디시스는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딸로 프랑스 왕국에 시집와서 루이 13세를 낳았다. 앙리 4세 사후에 섭정을 했던 이야기가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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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마리 드 메디시스와 어린 루이13세)
 
메디시스 왕비는 루브르 궁을 떠나 뤽상부르궁으로 옮기면서 궁에 딸린 정원을 만들자고 주장해서 탄생하게 된 곳이 뤽상부르공원인데, 현재는 파리 시민과 수많은 관광객들의 훌륭한 쉼터가 되고 있다. 뤽상부르궁은 프랑스 혁명 때는 정치범들의 감옥으로 사용돼 당통 등 8백 여명의 정치범이 수용됐다고 한다. 뤽상부르공원에는 백 여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들 정치범들을 비롯해서 신화 주인공, 동물 등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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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상부르궁은 현재는 프랑스 상원 건물로 이용되고 있는데 보통 때는 공개되지 않지만 1년에 한번씩 일반에 공개된다. 대통령이 있는 엘리제궁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문화유적이어서 이 날은 아침 일찍부터 이곳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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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뤽상부르궁 관람을 위해 줄 선 사람들/상원회의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궁 내부)
 
뤽상부르공원에서 코제트는 자신의 영원한 동반자 마리우스를 만나게 되지만 코제트의 엄마, 팡틴은 근처에 있는 파리의 대학가, 라틴구(대학이 있는 곳에서 라틴어를 많이 썼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에서 자신의 인생을 불행으로 몰아넣는 인물(톨로미에스)을 만났다. 그 당시 프랑스 대학가에서도 과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남자 대학생들과 여직공들의 수많은 만남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했던 모양이다.

“학생들과 바람난 여직공들이 북적거리는 라틴구에서 이들의 꿈이 시작되었다.팡틴은 수많은 연애가 맺어지고 풀어지는 저 팡테옹 언덕의 미로에서 오랫동안 톨로미에스를 피하면서도 늘 그를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팡틴은 당시 15살의 나이로 서른 살의 난봉꾼, 톨로미에스를 만났다고 한다. 다른 여직공, 대학생들과 함께 네 쌍이 어울려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대학생들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팡틴에게는 코제트가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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