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 한가운데 커다란 연못이 있는데 무선으로 조종되는 모형 배들을 띄우러 오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마리우스도 이곳을 맴돌았을 것이다. 코제트가 장발장과 산책을 하러 온 걸 우연히 목격한 마리우스는 코제트를 만나기 위해 하나밖에 없는 자신의 외출복을 깨끗이 차려 입고 늘 그곳으로 나갔다.
“일 년도 더 전부터 뤽상부르공원의 한 인적 드문 통로에, 페피니에르의 흉벽 옆을 따라 뻗어 있는 통로에, 한 남자와 아주 어린 처녀 하나가 거의 언제나 웨스트 거리 쪽에, 가장 호젓한 통로 맨 끝의 늘 같은 벤치에 나란히 앉아 있는 것이 마리우스의 눈에 띄었다.”
파리의 어느 공원과 마찬가지로 뤽상부르공원에서도 곳곳에서 이렇게 벤치에 앉아 책을 보거나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장발장과 코제트가 그랬듯이.
(사진:마리 드 메디시스와 어린 루이13세)
메디시스 왕비는 루브르 궁을 떠나 뤽상부르궁으로 옮기면서 궁에 딸린 정원을 만들자고 주장해서 탄생하게 된 곳이 뤽상부르공원인데, 현재는 파리 시민과 수많은 관광객들의 훌륭한 쉼터가 되고 있다. 뤽상부르궁은 프랑스 혁명 때는 정치범들의 감옥으로 사용돼 당통 등 8백 여명의 정치범이 수용됐다고 한다. 뤽상부르공원에는 백 여개의 동상이 세워져 있는데 이들 정치범들을 비롯해서 신화 주인공, 동물 등을 주제로 만들어졌다.
뤽상부르궁은 현재는 프랑스 상원 건물로 이용되고 있는데 보통 때는 공개되지 않지만 1년에 한번씩 일반에 공개된다. 대통령이 있는 엘리제궁과 함께 가장 인기 있는 문화유적이어서 이 날은 아침 일찍부터 이곳을 보려는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선다.
(뤽상부르궁 관람을 위해 줄 선 사람들/상원회의장으로 사용되고 있는 궁 내부)
뤽상부르공원에서 코제트는 자신의 영원한 동반자 마리우스를 만나게 되지만 코제트의 엄마, 팡틴은 근처에 있는 파리의 대학가, 라틴구(대학이 있는 곳에서 라틴어를 많이 썼기 때문에 그렇게 불렸다고 한다.)에서 자신의 인생을 불행으로 몰아넣는 인물(톨로미에스)을 만났다. 그 당시 프랑스 대학가에서도 과거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남자 대학생들과 여직공들의 수많은 만남이 생겨나고 없어지고 했던 모양이다.
“학생들과 바람난 여직공들이 북적거리는 라틴구에서 이들의 꿈이 시작되었다.팡틴은 수많은 연애가 맺어지고 풀어지는 저 팡테옹 언덕의 미로에서 오랫동안 톨로미에스를 피하면서도 늘 그를만날 수 있도록 하고 있었다.”
팡틴은 당시 15살의 나이로 서른 살의 난봉꾼, 톨로미에스를 만났다고 한다. 다른 여직공, 대학생들과 함께 네 쌍이 어울려 다니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지만 결국 대학생들은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고 팡틴에게는 코제트가 남았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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