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절도범이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20일 전주지방검찰청 남원지청 등에 따르면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이대우(46)씨가 이날 오후 2시 55분께 도주했다.
이씨는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중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경찰은 주택가로 도망친 이씨가 이날 오후 3시5분께 남원지청 인근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정읍으로 향한 것으로 보고 이씨를 뒤쫓고 있다.
◇ 남원지청 나와 정읍 도주까지
이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께 남원지청에 이송됐으며 한 시간 반 동안 조사를 받았다.
이씨는 남원지청 3층 2호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던 중 "화장실에 가고 싶다"고 말한 뒤 수사관과 함께 화장실에 갔다.
그 뒤 수사관이 화장실을 먼저 나간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이씨는 남원지청 3층에서 1층으로 내려와 현관을 통해 오후 2시 55분께 남원지청을 빠져나갔다.
주택가로 도망친 이씨는 오후 3시 5분께 남원지청 인근에서 택시를 잡아타고 정읍으로 향했다.
이씨는 택시운전사에게 목적지를 정읍경찰서로 말하고 경찰서에 가던 도중 화장실을 간다고 말한 뒤 정읍시 장명동 동초등학교에서 내려 달아났다.
그는 택시에 탔을 당시 이미 수갑을 푼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주택가에서 이씨를 목격한 A(70)씨는 "검은 옷을 입은 남성이 검찰청사 담을 넘어 주택가 지붕으로 달아났다"면서 "지붕이 부서질 정도로 활개를 치고 다닌 것으로 봐 수갑은 차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이씨를 태운 택시 운전사도 "그가 택시를 탔을 때 수갑을 차지 않은 상태였다"면서 "경찰서로 가던 도중 화장실을 갔다 온다고 말한 뒤 돈을 내지 않고 도망쳤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내린 지점을 중심으로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 도주범 이대우는 누구?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수갑을 찬 채 달아난 이대우(46)는 전과 12범의 상습 범죄자로 밝혀졌다.
특히 이씨는 7년 전 강도 혐의로 붙잡혔을 때 경찰관을 흉기로 찔러 경찰이 권총을 쏴 검거된 전력이 있는 흉악범이다.
이씨는 조사를 받던 중 "담배 한 대 피고 싶다"고 말한 뒤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수갑을 찬 채 도주했다.
수갑 열쇠는 수사관이 가지고 있었다.
그는 2월 22일 오후 남원시 금동의 한 농가에 들어가 금품 2천여만원을 훔친 혐의(특수절도)로 교도소 동기인 김모(46)씨와 함께 구속됐다.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전북과 충남, 경북, 경기 등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에서 150여 차례에 걸쳐 6억7천만원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이씨가 강도와 공무집행방해, 특수절도 등 다양한 범죄로 수년간 교도소 생활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이씨는 키 170㎝가량에 몸무게 80㎏이며 머리가 벗겨졌다.
도주 당시 검은색 트레이닝복, 슬리퍼, 검정 뿔테 안경을 쓰고 있었다.
공개수배에 나선 경찰은 결정적인 제보를 한 사람에게 신고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씨를 목격한 사람은 남원경찰서(☎ 063-630-0366·630-0272)로 제보하면 된다.
◇ 또 '수갑 도주'…피의자 관리 소홀
검찰에서 조사를 받던 이씨가 도주한 가운데 최근 '수갑 도주 사건'이 잇따르자 소홀한 피의자 관리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12월 20일 경기 고양에서 발생한 '노영대 도주 사건'과 1월 28일 전주에서 일어난 '절도피의자 도주 사건'에 이어 세번째 '수갑 도주 사건'이다.
세 사건 모두 피의자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일어났다는 공통점이 있다.
CC(폐쇄회로)TV를 확인한 결과 이씨가 오후 2시 55분께 수갑을 찬 채 조사를 받던 남원지청 3층 2호 검사실에서 1층 현관을 통해 유유히 빠져나온 것으로 드러났다.
그 뒤 이씨는 남원지청 담을 넘어 인근 테니스장 건물의 지붕을 통해 주택가로 도망쳤다.
이씨는 남원지청을 빠져나올 때까지 어떠한 제지도 받지 않았다.
앞서 두 번의 수갑 도주 사건이 발생했을 때 경찰은 '도주 방지 매뉴얼'까지 만들어 현장교육을 강화했지만 이 같은 방지책은 검찰까지 영향력을 미치지 못했다.
(남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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