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처음으로 '살인 진드기'가 옮기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의심되는 73살 강 모 할아버지가 결국 숨졌습니다. 질병관리본부는 강 할아버지가 패혈성 쇼크로 숨졌다고 밝혔습니다. 제주 서귀포에서 축산업을 하는 강 할아버지는 열흘 전부터 체온이 39도까지 오르는 고열과 설사, 구토 증세로 입원 치료를 받아왔습니다.
병원 측은 강 씨가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고 SFTS, 즉 중증열성 혈소판 감소 증후군이 의심된다며 질병관리본부에 검사를 의뢰한 상태입니다. 질본은 검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SFTS 감염과 연관이 있어서
환자가 사망했는지 여부는 일주일쯤 뒤 정확한 확진 결과가 나와야 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숨진 강 할아버지가 SFTS 환자로 확진될 경우 국내 첫 인체 감염 사례로 기록됩니다.
SFTS 바이러스 매개체인 작은소 참진드기는 소나 말을 방목하는 제주에선 광범위하게 서식하고 있는데 질병관리본부는 제주에서 작은소참진드기 5백여 마리를 채집해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지금까지 보건당국에 신고된 살인 진드기 감염 의심 환자는 강 할아버지 외에도 4명이 더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과 대구, 부산, 전북, 제주에 각 한 명씩, 전국에 골고루 흩어져 있습니다.
4명의 추가 의심환자들도 강 할아버지 처럼 모두 고열과 설사, 구토증세를 보였고, 일부는 진드기에 물린 흔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4명 가운데 2명은 증상이 가벼워 퇴원했지만 나머지 2명은 아직도 입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서울과 부산, 대구 같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환자들은 펜션 등지로 나들이를 떠났다가 진드기에 물렸을 것으로 질본은 추정하고 있습니다.
보건당국은 병원들이 살인진드기 환자 경험이 없어 선뜻 신고하지 않은 사례를 포함하면 의심 환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부쩍 기온이 높아지면서 야외활동이 늘어나고 진드기 활동도 왕성해지고 있는 만큼 의심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살인진드기 바이러스는 아직 마땅한 치료제나 예방약이 없습니다.
살인진드기는 주로 야산이나 들판의 풀이나 야생동물의 털에 붙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가급적 야생동물을 접촉하지 말고 풀밭에서 활동할 때는 긴 옷을 입어서 피부 노출을 최대한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또 야외 활동 뒤에는 겉옷을 꼼꼼히 털고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아울러 열이 나거나 복통 증상이 있는 경우 바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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