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거액을 받은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한명숙(69)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에 한 전 총리의 여동생이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진술을 거부했다.
검찰은 여동생이 한 전 총리의 측근 김모(53.여)씨에게 빌려 전세자금으로 썼다고 주장하는 1억원짜리 수표를 한 전 대표가 한 전 총리에게 건넨 것으로 의심하고 있지만 1심에서는 인정되지 않았다.
13일 서울고법 형사6부(정형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한 전 대표의 항소심 두 번째 공판에서 검찰은 "1심 재판 이후 확보한 자료와 여동생의 당시 진술에 차이가 있다"며 이 수표의 출처를 따져 물었다.
그러나 여동생은 "이사를 위해서 잠시 빌려쓴 돈"이라며 당초 진술을 유지했다.
그는 "1심 때 더 이상 할 말이 없을 정도로 반복해서 얘기했고 언니의 재판에 관해서 더이상 할 말이 없다"며 증언을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상 증인은 자신과 관련한 증언을 거부할 권리가 있다.
친족이 형사 소추 또는 기소를 당하거나 유죄 판결을 받을 염려가 있는 증언도 거부할 수 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도 이 수표가 오고 간 경위에 대해서는 '통상적인 개인 간 거래로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점을 언급하며 "1심에서 사실대로 증언했느냐, 이제라도 경위를 밝히라"고 추궁했다.
여동생에게 문제의 수표를 빌려줬다고 주장하는 한 전 총리의 측근 김씨에게도 한 전 총리와의 연관성 등을 물었지만 김씨는 "1심에서 답했던 내용"이라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며 추가 진술을 피했다.
김씨는 1심 재판에서 "한 전 대표에게 남편 사업자금으로 3억원을 빌렸고 이 가운데 1억원짜리 수표를 한 전 총리의 여동생에게 잠깐 빌려줬다"고 주장했다.
여동생도 "당시에는 출처를 알지 못했다"며 한 전 총리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검찰은 이 수표를 한 전 총리가 한 전 대표에게서 9억원을 수수한 정황을 입증할 근거로 제시했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이 수표에 대해 "여동생이 한 전 총리에게서 수표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한 전 총리가 한씨에게서 받았다고 추단하기 어렵다"며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이날 공판에서 한 전 총리의 변호인 측이 검찰의 신문 방식에 강한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변호인 측은 "위증한 것 아니냐는 식으로 강요하는 것은 모욕적인 발언"이라며 "1심 때와 반복되는 질문이 많고 미확인된 사실을 진실로 전제하고 묻는 것도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이 "앞에서 했던 진술과 다르다면 허위 증언인데 위증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면서 언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
다음 공판은 다음달 1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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