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사회는 남북간의 대치국면이 길어지면서 힘에 겨워지고 있습니다. 급기야 남북경협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결국에는 가동이 중단되는 결과를 낳게 되었습니다. 북한이 종업원들을 갑작스럽게 철수시킨 이후 우리정부도 관리자와 직원들을 완전히 철수시켰습니다. 이런 철수상황이 언제 해제되어 다시 가동할 수 있을지 답답한 상황입니다.
최근 남북의 험악했던 위협국면이 다소 사그라지면서 진정국면으로 전환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북한이 갑작스레 종업원들을 개성공단에서 철수시킨 이래 개성공단 사태는 점점 꼬여가고 있습니다. 우리정부 역시 몇번의 실무회담을 제안했으나 거부당하자 우리 근로자들을 철수시키는 결정을 취하게 되었습니다. 25일 우리정부가 북한에게 실무회담을 제안했으나 북한으로부터 거부당하자, 26일 전원철수를 결정하였고, 27일부터 5월3일까지 모든 인원을 철수시켰습니다.
SBS8시뉴스는 25일 우리정부의 회담제의와 북한의 거부시 개성공단에 대한 중대조치를 취하겠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26일 공식적으로 전원철수를 결정했으며, 27일부터 5월3일까지 잔류 근로자들의 귀환과정을 다루었으며, 남북간의 잔여 협상에 대해 전했습니다.
그런데 이들 기사들이 지니고 있는 아쉬운 점은, 첫째, 우리정부의 다소 성급한 ‘전원철수’결정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제기하고 있지 않은 점입니다. 우리정부의 입장 역시 딱하다고 할 수 있지만 남북협상의 물꼬를 막아버리는 결정에 대해 비판적으로 검토했어야 했습니다. 둘째, 우리정부가 이번의 결정과정을 통해 얻게되는 성과와 잃게되는 손실에 대해 전문적인 평가를 내리지 못하고 있는 점입니다.
전원철수 결정을 통해 우리가 획득하게 된 것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잃게 된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25일부터 5월3일까지 잔류 근로자의 철수과정에 대해서는 주목하고 있으나, 개성공단 기업의 경제적 손실만 피력할 뿐, 우리사회 전체가 잃게되는 무형의 상징적인 손실에 대해서는 피력하고 있지 않습니다. 셋째,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우리 정부의 방안이 무엇인가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지 않은 점입니다.
우리정부에게 있어서 남북관계는 중요한 사안이며 미래의 한반도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정책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현재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의 알권리 차원에서도 정부에게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해야 하며 남북관계 해법을 위한 여론을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개성공단의 문제는 단순한 경제사안이 아니라 남북의 상징적 사안입니다. 개성공단이 존재함으로써 우리가 한민족임을 전세계에 알리게 되었고, 남북이 평화적으로 협력할 수 있는 이상적 모델을 제시해주었습니다. 이제 이런 모델이 없어짐으로써 잃게된 손실은 생각보다 크다 하겠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다 큰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남북경협의 상징이던 개성공단이 중단됨으로써 국민들을 우울하게 했을 때, 또하나의 근로자 관련 소식이 국민들을 우울하게 만들었습니다. 바로 5월1일, ‘근로자의 날’에 많은 근로자들이 휴일로 즐기지 못한 채 직장에 나가기도 하여 어정쩡한 상태에서 보내게 된 것입니다. 이런 어정쩡함으로 근로자에게 혼란과 상처를 주는 일이 없었으면 합니다.
지난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이며 123주년의 세계노동절입니다. 이른바 전 세계의 노동자들을 위무하기 위한 날이라 하겠습니다. 전 세계에서는 많은 국가들이 공휴일로 정해 하루를 쉬게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법정 공휴일이 아니며 사업장이나 기관장의 재량에 위해 하루를 쉬게 할 수도 있고 근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에서는 휴일로 하여 근로자들을 쉬게 한 반면, 또 다른 많은 기관들을 휴일로 정하지 않아 근무하게 하였습니다.
그러다보니 근로자의 날에 정작 많은 근로자들은 사업장에 나와 일을 하게 되고, 사회 전체는 일하는 것도 아니고 쉬는 것도 아닌 어정쩡한 날이 되어 버렸습니다. 이제는 무엇인가 명확하게 결정을 내려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SBS 8시뉴스는 30일 근로자의 날에 즈음하여 공휴일로 정해지지 않아 일하면서도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상황을 다루었습니다. 5월1일 당일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각각 서로 다른 기념식을 치룬 소식을 전했으며, 공휴일로 정해지지 않아 겪게 되는 우리사회의 혼란과 불만들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 기사들이 지니고 있는 아쉬운 점은, 첫째, 근로자의 날의 본질적 의미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점입니다. 근로자의 날의 공휴일 문제는 다루고 있으나, 근로자의 날이 언제부터 정해졌으며 무엇을 기념하기 위한 날인가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게 제공되지 않고 있습니다. 근로자의 날이 공휴일이 되는 근거를 제시함이 없이 공휴일이 되지 못해 겪는 혼란만을 다루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입니다.
둘째, 우리나라에서 근로자의 날을 왜 공휴일로 정하지 못하는 이유들에 대해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고 있지 못한 점입니다. 5월1일을 공휴일로 정하고자 하는 시도는 이전에 몇 번 있었는데 그러한 시도들이 왜 번번이 실패했는지를 충분하게 설명했어야 했는데 그러하지 못했습니다.
셋째, 5월1일을 ‘근로자의 날’로 명명할 것인가 아니면 ‘노동절’로 명명할 것인가에 대해 명확하지 않은 점입니다. 보도에서의 전반적인 명칭은 ‘근로자의 날’인데 민주노총의 기념식을 다룰 때는 ‘노동절’이라는 기호를 사용하여 기술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사회에서도 이 날을 지칭하는 명칭이나 기호를 명확하게 정해야 하는 시점에 도달했습니다. 사회적 여론을 수렴하여 언론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식적인 명칭을 부여하는 움직임을 주도해야 할 것입니다.
5월1일의 명칭에 대한 논란은 단순한 명칭부여 사안이 아니라 이념갈등 사안일 수 있습니다. ‘노동절’이라는 기호보다는 ‘근로자의 날’이라는 기호가 중립적이며 탈이념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전세계의 노동절을 유념하면서 기념하는 것이라면 단순한 공휴일의 문제를 제기하기 보다는 보다 더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접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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