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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스쿠니 신사'가 젠틀맨?…답답한 역사 교육

<앵커>

일본의 역사 왜곡이 도를 넘어도 한참 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가 나서서 우려를 표시할 지경인데, 정작 당사국인 우리는 아이들에게 역사교육을 얼마나 잘 시키고 있을까요? 아이들의 대답을 들어보면 걱정을 넘어 한숨이 나올 지경입니다.

김종원 기자의 생생리포트입니다.



<기자>

일제 강점기 우리 독립투사들이 투옥돼 고초를 겪던 서대문 형무소입니다.

당시 아픈 기억을 잊지 않고자 지금은 이렇게 역사관이 됐는데요, 과연 우리 청소년과 시민들은 서대문 형무소를 어떤 곳으로 기억하고 있는지, 당시의 근현대사에 대해선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간단한 질문 몇 개를 해 봤습니다.

[(저 위에 서대문 형무소 있잖아요. 뭐하던 곳인지 알아요?) 글쎄요. 잘 모르겠어요.]

[(야스쿠니 신사 들어봤어요?) 아니요. 사람 아니에요? 위인. 야쿠르트 먹고 싶어져요.]

[(위안부가 뭔지 알아요?) 잘 모르겠는데. 저도 잘 모르겠는데요. 독립운동 했던 곳?]

[(사진 속 이 분이 어떤 분인지 알아요?) 도시락 폭탄 던지신 분.]

장난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역사지식이 빈약한 청소년들.

올바른 역사인식까지 기대하는 건 무리입니다.

[(이게 어떤 기사인 거 같아요?) 불쌍해요. (누가요?) 얘(야스쿠니 신사)가요. (야스쿠니 신사가?) 네 (야스쿠니 신사가 어떤 건지 알아요?) 신사인 것 같아요. 신사 맞죠? ('신사·숙녀' 할 때 신사?) 아니에요?]

[(만약 일본 친구가 와서 왜 독도가 한국땅 이냐고 물으면 가르쳐 줄 수 있어요?) 옛날에는 많이 알았는데 지금은 저 고3이라 (역사 공부를 안 해서) 많이 잊어버렸어요.]

역사학자는 기형적인 교육제도가 문제이지, 청소년을 탓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현재 중고등학교에선 한국사와 국사를 한 학기 만에, 길어야 1년에 몰아서 배웁니다.

국, 영, 수를 제외한 과목은 짧은 기간에 한꺼번에 배우도록 한 집중이수제 탓입니다.

무엇보다 수능 필수과목에서 한국사가 빠진게 결정적 요인입니다.

[고등학생 : 역사를 (수능에서) 필수과목으로 두면 (학생들이) 당연히 더 많이 공부하겠죠.]

유독 역사에 해박하던 한 고등학생.

[고등학교 1학년 : (안중근 의사는)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분. (야스쿠니 신사는?) 전범들을 모셔놓은 곳.]

자신은 운이 좋았다고 합니다.

[중학교 때 선생님이 굉장히 잘 가르쳐 주셔서요. 그냥 교과서 위주로만 가르쳐주신 것이 아니라, 다양한 자료들을 활용해서 (가르쳐 주셨어요.) (만약 교과서로만 공부했으면 역사를 잘 알 수 있었을까요?) 아니요.]

학교에선 역사를 제대로 배울 수 없는 현실.

일본의 역사 왜곡에 맞서 매주 수요집회를 이어간 위안부 할머니는 이런 현실을 모른채 후세가 역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믿게 있습니다.

[길원옥/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 (86세) : 역사는 이어나가야만 역사지, 그냥 없어지면 안 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가 못 밝히면(역사 왜곡 을 바로 잡지 못하면) 우리 후세대라도 밝혀다오 하는 거죠.]

(영상취재 : 이원식·김태훈·김승태, 영상편집 : 이승희, VJ : 김종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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