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대형 마트가 근처 전통시장과 상생하기로 협약까지 맺어 놓고 나 몰라라 영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별의별 꼼수가 다 동원됐는데 한 번 보시면 심하다 하는 생각이 절로 드실 겁니다.
노유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말 서울 망원 시장 상인들은 시장에 있는 불을 다 끄고 촛불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장 근처에 홈플러스가 들어서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1년 넘게 계속된 갈등은 지난 2월, 홈플러스가 시장과 상생 협약을 맺으면서 해결됐습니다.
떡볶이와 순대, 망고와 소고기 국거리 등 시장에서 많이 팔리는 15가지 품목은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겁니다.
홈플러스가 영업을 시작 한 지 한 달이 지난 지금 이 상생 협약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 들어가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떡볶이를 팔지 않겠다고 했는데 '불볶이'란 이름으로 떡볶이 국물을 따로 팔고 있습니다.
[(불볶이가 뭐예요?) 1천 원 추가하시면, (튀김에 떡볶이 국물을) 범벅으로 해서(드려요) 떡볶이 그냥 매콤한 맛 있잖아요.]
순대나 망고는 안 팔겠다더니 포장 순대, 말린 망고, 통조림 망고를 팔고 있습니다.
국거리로 이용할 수 있는 탕용 사골도 팝니다.
홈플러스 측은 뭐가 문제냐는 태도입니다.
[홈플러스 관계자 : (떡볶이를 안 팔고 국물을 파는 건데 문제가 될까요?) 건망고를 파는 건 제가 생각해도 아닌 것 같긴 한데….]
시장 상인들은 그저 답답한 노릇입니다.
[송은성/망원시장 상인 : 순대도 진공포장을 팔면 편법이잖아요. 똑같이 파는 것이기 때문에 지장은 어차피 오는 거예요.]
[이공주/망원시장상인 : 사골을 국거리 대용으로 파니까 저희가 지금 판매하기가 힘들어요.]
시장과 공존하겠다며 상생 협약까지 맺어놓고 팔건 다 파는 홈플러스.
협약 자체가 입점을 위한 꼼수였다고 시장 상인들은 분통을 터뜨립니다.
(영상취재 : 설민환, 영상편집 : 박진훈, VJ : 이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