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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인천은 이천수의 '힐링 캠프'가 될 것인가?

[취재파일] 인천은 이천수의 '힐링 캠프'가 될 것인가?
지난달 초 광양에서 프로축구 전남 구단 유종호 사장과 이천수 임의 탈퇴 해제와 관련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당시 유사장은 이천수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천수가 구단 홈경기장 찾아와서 팬들한테 사과도 했고, 광양에서 나름대로 봉사활동도 진행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게 했던 행동들이 그야말로 진심이길 바라는 심정으로 있습니다."

"진정성이 느껴진다"가 아니라 "진심이길 바란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축구계와 팬들의 여론을 의식해 임의 탈퇴를 풀어주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는 했어도 여전히 전남 구단과 이천수 사이의 감정의 골이 깊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22일 '그라운드의 풍운아' 이천수의 국내 무대 복귀가 확정됐습니다. 전남 소속이던 2009년 7월 임의탈퇴 신분이 된 이후 3년 7개월만입니다. 예상대로 전남으로 돌아오는게 아니라 인천으로의 이적입니다.

우리 나이로 벌써 33살이 된 이천수 본인에게는 불명예스럽게 선수 생활을 마감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기회가 찾아온 셈이고, 올시즌 K리그 클래식 흥행에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이천수의 복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이천수는 이미 여러차례 소속 구단과 팬들을 실망시킨 전력이 있습니다.  

이천수는 지난 2008년 네덜란드에서 실패를 맛보고 수원에 입단한뒤 구단과 코칭스태프, 동료와 갈등을 빚고 훈련까지 태만해 결국 그 해 말 임의 탈퇴 선수가 됐습니다. 

수원에서 방출돼 갈 곳 없던 이천수를 전남 박항서 감독이 받아줬지만 (박 감독과 이천수는 2002년 월드컵 대표팀에서 함께 한 인연이 있습니다.) 이천수는 시즌 개막하자마자 대형 사고를 쳤습니다. 심판을 향해 욕설을 하고 무례한 동작(주먹감자)까지 해 6경기 출장 정지에 벌금 600만원의 중징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징계가 풀린지 채 석달도 안돼 해외 진출을 강행하다 코칭스태프와 충돌한 뒤 무단 이탈해 수원 때에 이어 두번째로 임의 탈퇴 조치를 당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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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두번의 기회(수원, 전남)를 스스로 차 버렸고, 이제 세번째이자 마지막 기회가 왔습니다. 삼세번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스트라이크 세 번이면 아웃이 되고, 음주운전 세 번 적발되면 무조건 면허취소입니다.

인천은 부평초-부평동중-부평고를 나온 이천수의 고향팀인데다 2002년 한일월드컵 대표팀 동료 김남일-설기현이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팀이기도 합니다. 지금의 이천수에게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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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은퇴하는 날  '그라운드의 풍운아','탕아'라는 오명을 씻고 '월드컵 4강신화 멤버'로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축구화를 벗을 수 있을지, 인천이 이천수의 '힐링 캠프'가 될 수 있을지는 오직 이천수 본인이 생각하고 하기 나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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