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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인기 없는 인수위, 구글은 알고 있다

구글 서비스로 본 '불통 인수위'

[취재파일] 인기 없는 인수위, 구글은 알고 있다
이번 인수위는 기자들에게 참 인기가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취재가 제대로 되는 적이 없었습니다. 한 유력 일간지는 일면에 총리 후보자를 잘못 예측하기도 했고, 방송들도 크고 작은 잘못된 예고 기사를 낸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초기부터 보안을 강조하다보니 취재원들은 움츠러들어 있었고, 그만큼 국민들은 인수위 내부에서 어떤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된 정보를 접할 기회가 적었습니다.

물론 인수위는 "확정되지 않는 정보"로 "국민들에게 혼란을 줘서는 안 된다"고 항변할지 모르겠습니다. 그 계획이 어느 정도 성공한 측면도 분명히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다른 차원에서 부작용이 있었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건 인수위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자체가 심각하게 적어졌다는 겁니다.

구글 트렌드 검색량, 18대 인수위 17대 인수위의 40%에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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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조사 같은 걸 돌려보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국민들이 인수위에 대해 어떤 정보를 찾아봤는지 구글의 검색 통계 서비스인 '구글 트렌트'에서 확인해봤습니다. 기간을 5년으로 설정해놓고 검색어를 '인수위'로 정해 돌려봤습니다. 그래프 수치는 한 눈에 봐도 이번 인수위가 낮았습니다. 이명박 정부 인수위 시절의 검색량 최고치를 기록했을 때와 비교해보면 40%에 불과합니다. 불통, 밀실 인수위에 국민들은 외면으로 화답한 셈입니다.

또 다른 구글의 서비스를 통해서도 이런 결과를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유튜브 조회 수입니다. 인수위는 대국민 소통을 강화해보겠다며 유튜브에 인수위 활동을 자체적으로 촬영해 편집 본을 꾸준히 올려왔습니다. 지금까지 올린 동영상은 72개에 달합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국민들에게 얼마나 외면 받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정기 구독자는 26명에 불과하고(아마도 출입기자들이 대부분이 아닐지), 상당수 동영상이 조회 수 수십 건에 불과합니다. 어떤 것은 20건을 갓 넘긴 것도 있습니다. 인수위 사람들만 봐도 이보다 수치가 높을 텐 데 민망하기 그지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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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관심이 있었다면 유튜브 영상은 SNS를 타고 입소문이 나지 않았을 리가 없습니다. 인수위의 소소한 활동에 국민들이 호응하고 관심을 보인다면 내놓는 정책도 성공할 가능성은 그만큼 커집니다. 하지만 조회 수가 수십 건에 불과하다는 건 그만큼 존재감이 없었다는 것의 또 다른 표현에 불과합니다.

‘불통 인수위’ 국민들은 ‘외면’으로 화답

이번 인수위는 출입 기자 입장에서도 난감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주요인선 발표를 한 시간 전에 통보한 적도 있고, 김용준 총리 후보자 사퇴 발표는 기자회견을 한다고 했다가 안한다고 했다가 다시 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있기도 했습니다. 정보 통제가 심하다보니 “우리는 발표할 테니 니들은 쓰려면 쓰고 말려면 마라”는 식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주요 인선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보를 준 적이 없었습니다. 인선 배경에 대한 설명은 전무했고, 이름과 직함을 발표하고 대변인이 나가버리는 일이 허다했습니다.

결국 혼선은 막았을지 모르지만 인기 없는 인수위가 됐습니다. 주요 정책적인 이슈들은 정권 초기에 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바탕으로 힘 있게 나가야 달성할 수 있을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수위는 그 좋은 기회를 스스로 걷어버렸습니다.

다음 주면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하고 새 정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립니다. 새로운 에너지와 국민의 뜨거운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또 다시 불통, 밀봉 정책으로 국민들의 관심을 잃어버리지는 않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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