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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양의 술 마셔도 女 빨리 취해…이유는?

<앵커>

같은 양의 술을 마실 때 보통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빨리 취하고, 알코올을 분해하는 건 느립니다. 여기에는 여성 호르몬의 영향도 있습니다.

조동찬 의학전문기자입니다.



<기자>

우리나라 여성 열 명 가운데 네 명은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십니다.

각종 모임이 많은 연말, 여성이라고 술잔 피하기 쉽지 않습니다.

[홍세니(34세)/직장인 : 윗분들이 주시는 술 같은 경우 제가 거절하기도 힘든 상황이고, 그리고 좀 적당히 이렇게 눈치를 봐야하는 측면이 있습니다.]

미국 휴스턴 대학이 남성 열 명에게는 맥주 두 잔을 몸무게가 덜 나가는 여성 열 명에게는 맥주 한 잔 반씩을 마시게 한 뒤 혈중 알코올농도를 재봤습니다.

측정결과 여성의 혈중 알코올농도가 남성보다 더 높게 나왔습니다.

특히 다음날 2차 실험에서는 혈중 알코올농도 차이가 더 크게 벌어졌습니다.

마신 술의 30%는 위 점막에서 분해됩니다.

그런데 여성은 위 점막의 분해 능력이 남성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게다가 여성 호르몬은 알코올 분해 효소의 작용을 방해합니다.

때문에 같은 양의 술을 마셔도 여성이 남성보다 간 질환이나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이 더 높습니다.

또 뇌기능 장애도 빨리 올 수 있습니다.

[알코올 중독 여성 : 제가 했던 행동을 모르고, 기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다음 날 얘기를 하면 제가 언제 그랬냐고(할 때가 많습니다.)]

1899년, 오스트레일리아의 한 감옥에서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됐습니다.

당시 여죄수 중에는 감옥에 들어오기 전에 정상이 아닌 아이를 낳았던 여성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임신 초기 교도소에 들어와 이곳에서 출산했던 여죄수들은 모두 정상아를 낳았습니다.

원인은 바로 술이었습니다.

감옥 밖에서 기형아를 낳았던 여죄수들은 알코올 중독자였는데, 음주가 엄격하게 금지된 감옥에서 지내다 보니 보통 여성들처럼 정상아이를 나은 겁니다.]

문제는 임신 초기에 마신 술이 태아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박중신/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 임신 초기부터 태아의 두뇌는 발달하기 시작하기 때문에 태아가 술에 의해서 영향을 받을 수 있습니다. 임산부가 술을 마시면 그 술은 태반을 통해서 태아에게 전달되기 때문입니다.]

여성, 특히 임신 가능한 연령대 여성에게는 술을 강권하지 않는 주위의 배려가 필요합니다. 

(영상취재 : 임우식, 영상편집 : 이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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