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같은 면적인데도 아파트에 따라서 난방비가 세 배 이상 차이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정부가 내년부터는 아파트 매매계약서에 에너지 사용량을 첨부하도록 했습니다. 난방비가 집값에 반영되는 셈입니다.
하대석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은 지 33년 된 서울 개포동 주공아파트 1단지.
49㎡ 소형이지만 쌀쌀한 기운부터 느껴집니다.
[김용희/개포주공 1단지 주민 : (겨울철) 난방비가 최소한 (매달) 25만~30만 원은 예상해야 이 면적에 사는데, 그것도 잘 때는 난로를 피워야만 됩니다.]
서울 상암동의 신축 아파트.
면적이 2배인 84㎡형인데도 겨울철 난방비는 10만 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김윤하/상암월드컵 파크 11단지 주민 : (겨울철 매달 난방비가) 10만 원 미만밖에 안 나옵니다. 밖에 있다가 들어오면 사실 더울 정도입니다.]
두 아파트의 단열 정도를 비교해봤습니다.
외부 온도가 14.7도로 같지만, 실내 유리 표면온도는 18.5도 대 23.5도, 무려 5도나 차이 납니다.
풍속계로 창틀에 새는 바람을 측정했더니 최대 90배 차이가 났습니다.
오래 된 개포 주공아파트는 유리와 창호에서 열이 새고 있는 겁니다.
[김진하/단열 전문가 : 새로 지은 아파트는 복층유리를 써서 기존 과거에 지었던 아파트 대비해서 에너지 성능이 유리하고요. 창호도 과거에 알루미늄재질에서 PVC로 옮겨오면서 단열성 등이 많이 좋아졌습니다.]
실제로 전용 84㎡형 같은 면적에 같은 개별 난방이어도 난방비는 월 7만 원에서 24만 원, 3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걸로 조사됐습니다.
지역난방도 오래된 아파트는 신축 아파트에 비해 두 배 반이나 난방비가 더 들었습니다.
내년부터 서울 지역 대단지 아파트는 에너지 사용 실태를 매매계약서에 첨부하는 에너지 소비 증명제가 실시됩니다.
[김인택/에너지관리공단 센터장 : 첨부하시지 않을 경우에는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건물부분의 에너지효율이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내년 2월부터 서울의 500세대 이상 아파트를 대상으로 이 제도를 실시하고 2014년부터는 수도권과 임대차 계약까지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조창현, 영상편집 : 박선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