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한 달 넘게 사라진 北 김경희…'10월 10일' 주목

[취재파일] 한 달 넘게 사라진 北 김경희…'10월 10일' 주목
김정일 위원장의 여동생이자 김정은 제1비서의 고모인 김경희가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춘 지 한 달이 지났다. 김경희가 한 달 동안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 대단히 특별한 일은 아니겠으나, 최근의 와병설과 더불어 김경희의 근황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희, 9월 1일 이후 자취 감춰

김경희가 마지막으로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9월 1일(조선중앙TV 보도로는 2일) 김정은 제1비서의 대동강타일공장 현지지도에 따라갔을 때이다. 조선중앙TV가 21일 방송한 김정은의 기록영화를 보면, (9월 1일) 당시 김경희는 행렬의 뒤쪽에서 힘 없는 모습으로 대열을 따라다니고 있는 모습이 관찰된다. 김 비서의 현지지도에 따라가긴 했지만 그리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이미지


그로부터 20여일 뒤인 9월 25일, 김경희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제6차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는 김정은 제1비서를 비롯해 김영남, 최룡해, 장성택 등 30명의 주요 참석자 명단을 호명했지만, 김경희는 호명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주석단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으로 권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인사가 김정은 제1비서가 참석한 주요 정치행사에 불참한 것이다.

이미지


9월 27일에는 일부 언론에서 ‘김경희의 싱가포르 병원 입원설’이 보도됐다. 정보 당국이 ‘김경희가 싱가포르에 들어갔다는 정황은 포착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보도가 크게 부각되지는 않았지만, 최고인민회의 불참에 이은 해외 병원 입원설은 김경희의 와병설에 촉각을 곤두세우게 만들었다.

끊이지 않는 ‘김경희 와병설’ 

사실, 김경희의 와병설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김경희는 2000년대 중반 알코올 중독 등으로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 때문에 2003년 9월부터 2009년 6월까지는 공식적인 대외활동이 없었던 것으로 통일부의 ‘북한 인물정보’는 기록하고 있다.

2009년 6월 복귀한 뒤 김정은 체제 확립에 앞장서면서 김경희의 건강이상설은 사그러들었지만, 지난 8월 24일 일본 언론이 김경희의 와병설을 보도하면서 김경희의 건강문제는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산케이 신문이 ‘김경희가 업무복귀가 어려울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보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이 제기한 ‘김경희 건강이상설’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보도가 나오자마자 북한이 김경희의 건재한 모습을 공개했기 때문이다. 김경희는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혁명 영도 개시를 기념해 동부전선에서 열린 ‘8.25 경축연회’에 군복차림으로 당당히 참석했다. 당초부터 예정된 일정이었을 수도 있지만, ‘김경희 건강이상설’을 불식시키기 위한 북한 당국의 의도가 작용한 것으로도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었다. 북한은 예전에도 해외 언론을 통해 북한과 관련된 불확실한 소문이 확산될 때에는 이를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소식을 전하곤 했다.

이미지


북한은 그러나 김경희의 ‘싱가포르 병원 입원설’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김경희 와병설’이 점차 퍼져가고 있는 데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조만간 김경희를 언론에 등장시키기 위한 준비가 진행중인지는 모르겠으나, 만약 그렇지 않다면 김경희의 건강 이상은 심각한 것일 수도 있다.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중요 고비

지금으로서는 10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이 김경희의 건강을 확인하는 주요 계기가 될 것 같다. 올해 노동당 창건 기념일은 67주년으로 이른바 ‘꺾어지는 해’는 아니지만, 김정은이 최고지도자의 자리에 오른 뒤 맞는 첫 기념일인 만큼 어떤 식으로든 기념행사가 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세간의 관심이 김경희에 쏠려있는 지금, 당 정치국 위원이자 당 비서인 김경희가 노동당 창건 기념일 행사에도 불참한다면 ‘김경희 건강이상설’은 기정사실화되며 급속히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이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김경희의 건강마저 좋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다면, 김정은 제1비서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