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시내 약수터들이 대장균 오염으로 비상이 걸렸습니다. 장마와 태풍의 후유증입니다.
이호건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고덕동의 한 공원 약수터.
[동네 주민 : 여기 오는 사람들이 물 좋다고 여기 찾아서 막 오고 그랬어요. 그냥 안 끓이고 이 물 먹어요.]
하지만 이 약수터는 지난달 수질검사에서 대장균이 검출돼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관할 구청에서 식수 부적합 경고 문구를 붙여놓았지만 있으나 마납니다.
[주민 : (음용 부적합 쓰여는데 드셔도 괜찮으시겠어요?) 틀어놓으니까 사람들 계속 뜨러 오잖아요. 이걸 써 붙이려면 이걸(물이) 나오게 하지 말든지 해야지.]
서울 시내 다른 약수터들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구석에 경고 표지만 붙어 있는 약수터부터 경고 표지판 바로 옆에 수질이 양호하다는 표지판이 함께 붙어 있는 곳도 있습니다.
지난 7월 서울 시내 약수터 273곳을 조사한 결과 70%가량이 식수 부적합 판정을 받았습니다.
문제는 장마나 태풍으로 비가 많이 내리면 토양층의 오염물질이 그대로 지하수로 유입돼 약수터 수질이 일시적으로 악화된다는 것입니다.
[박찬구/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음용용수팀장 : 끓여 먹어도 포자 상태로 사멸 안 되는 세균 있기 때문에
아예 안 먹는 게 낫다.]
오염된 약수터 수질이 회복되려면 3달 넘게 걸릴 수도 있습니다.
시민들은 여름철 약수터 이용을 자제하고, 당국은 일시적으로 전면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