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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여종업원 성추행" 폭로…베이징대 발칵

성추문·부정선거 논란에 휩싸인 中 최고 명문 베이징대

[취재파일] "여종업원 성추행" 폭로…베이징대 발칵
"베이징대에는 색마(色魔)가 너무 많다"

중국의 첫 하버드대 경제학 박사 출신이자 전 베이징대 경제학 교수였던 쩌우헝푸(鄒恒甫)의 이런 폭로로 중국 최고의 명문대학 베이징대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쩌우 교수는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 지난 21일 "베이징 대학의 한 (단과대)원장은 멍타오위안(夢桃源)에서 식사를 할 때 예쁜 여종업원이 있으면 바로 성추행 한다. 다른 교수와 학과장들도 예외가 아니다. 멍타오위안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은 이 때문이다. 베이징대에 색마가 너무 많다"고 비판했습니다. 멍타오위안은 베이징대의 고급 구내 식당 이름이라고 합니다.

쩌우 교수는 더 나아가 "학교 밖 클럽 등을 드나들면서 매춘하는 원장과 학과장들은 더 많다"고 폭로했습니다. 이어  "학교 주변에 고급 유흥업소들이 즐비하다"면서 "베이징대는 최고 교육 기관인가, 아니면 최고급 향략을 즐기는 곳인가"라고 질타했습니다.

베이징대 교수를 거쳐 현재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일하고 있는 쩌우 씨는 그 동안 중국 경제계의 유명 인사들을 거침없이 비판해와 인터넷상에 팬클럽이 생길 정도로 유명한 인터넷 논객입니다. 그런 만큼 그의 폭로 내용은 웨이보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 나갔습니다.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베이징대는 쩌우 교수가 2007년 6월 이후 베이징대 교수로 재직하지 않고 있다며 성추문 관련 주장은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또 성추행을 당했다는 여종업원들의 신고나 고발도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교내 전문 조사팀을 구성해 조사를 벌일 것이며, 쩌우 전 교수도 관련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베이징대는 만약 폭로 내용이 사실로 밝혀지면 관련자를 엄벌할 것이지만, 사실이 아니라면 명예훼손으로 법률적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도 놓았습니다.

성추문 파문이 가라앉기도 전에 쩌우 씨는 또 베이징대 학생회 회장 선거에서도 부정이 있었다는 이 대학 2학년생의 폭로성 글을 자신의 웨이보에 전재해 또 다른 파장이 일고 있습니다. 학생회가 투표권자인 각 과 대의원들의 환심을 사기 위해 50만 위안(우리돈 약 9천만 원)을 뇌물 용도로 썼다며 해당 학생회 담당자의 이름과 연락처를 웨이보에 남긴 겁니다. 그러자 담당자로 지목된 학생은 즉각 해명에 나서 "그런 비용 지출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학생회는 아직 이와 관련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 최고 명문대인 베이징대 교수들의 성추문 또 학생회의 부정선거 논란, 사안의 중요도 그리고 대중의 관심을 반영하듯 많은 중국 언론 매체들이 이번 사안을 보도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이번에도 중국 언론의 보도 내용 또는 관점과 누리꾼들의 여론과는 간극이 크다는 점입니다. 특히 관영 중앙텔레비전 CCTV는 이번 사안을 보도하면서 제목을 "인터넷상에 글을 쓸 때는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라고 달았습니다.



쩌우 교수의 폭로 내용이 사실인지 아니면 무책임한 유언비어 유포인지 베이징대의 자체 조사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이미 쩌우 전 교수의 주장이 근거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중국에서는 지난 7월 6일부터 SNS 실명제가 전국으로 확대됐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 베이징과 상하이 등 5개 도시에서 시행되던 인터넷 실명제가 중국 전역으로 확대된 것입니다.

'만리방화벽'(Great Firewall)으로 불리는 악명 높은 중국의 인터넷 검열 시스템을 아무리 가동해도 이용자가 5억 명이 넘는다는 웨이보의 전파력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도입했을 것이란 관측이 많습니다. 특히나 올 가을 권력 교체를 앞두고 여론을 옥죌 필요성이 어느 때 보다 높다는 판단을 했을 수도 있을 겁니다. 중국 정부는 익명성의 뒤에 숨어 무책임하게 유언비어를 퍼뜨리는 걸 막기 위해 인터넷 실명제 도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습니다.

이제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 금방 알 수 있는 상황에서 폭로된 베이징 대학의 추문, 이번 사건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되고 매듭지어질지 자못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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