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은 고속도로 하이패스 문제입니다. 요금소에서 돈 안 내고 내빼는 얌체 차량이 많다는 뻔한 뉴스가 아닙니다.
조기호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쌩쌩달리는 고속도로에서 이런 얌체 차량들을 몸으로 막아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요.
<기자>
두 분 다 고속도로 요금소를 가끔 지나가실 텐데요, 일단 멈춰서 통행료를 내는 일반 차로라면 그나마 덜 위험할 텐데, 멈추지 않고 바로 지나갈 수 있는 하이패스 차로에서 이런 아찔한 장면이 목격됐습니다.
보시는 곳은 경기도 안산요금소입니다.
파란 색깔의 도로가 바로 하이패스 차로인데요, 차량들, 멈추지 않고 바로바로 통과하고 있죠? 그런데 가만히 보시면 요금소를 지나자마자 하이패스 차로 사이에 한 노인이 앉아 있습니다.
무엇을 하고 있는 건지 쭉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무임통과 차량을 알리는 비상벨이 울리자 노인이 벌떡 일어나더니 무작정 몸으로 차를 막으려고 합니다.
하지만 차량은 노인을 아슬아슬하게 비켜 그대로 달아납니다.
경광봉 하나 들고 차량으로 달려드는 노인은 바로 한국도로공사 산하 고속도로 요금소에서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였습니다.
<앵커>
사실 하이패스가 안 찍혀도 바가 열린다는 사실도 몰랐는데요. 너무 위험해 보이고 차에 치이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기자>
노인을 지켜보는 3시간 내내 정말 가슴이 조마조마했습니다.
특히나 제가 현장에 갔던 날은 밖에서 5분 서 있기도 힘들 정도여서 더 안타까웠습니다.
[무임 차량 단속 직원 : (여기서 뭐 하고 계셨어요?)요금 안 내고 가는 사람들 잡는 거예요. (이거 위험해 보여서요.) (위에서) 시키는 일이라 어쩔 수 없는 거죠 뭐.]
온도계를 봤더니 섭씨 40도를 훌쩍 넘었습니다.
쌩쌩 달리는 차와 숨막히는 더위 때문에 저분을 더 저렇게 놔둬선 안 되겠다 싶어서 숨어서 촬영하는 걸 멈췄습니다.
그러자 도로공사 직원들이 나왔습니다.
[안산요금소 관계자 : 어떤 분이 SBS에서 촬영한다니까 놀래서 나와버렸네. 이렇게 뜨거운데 나와서 촬영하세요? (저희보다 저분이 더 뜨겁겠어요.) 아, 가끔 (단속)하는데… 위반이 많이 줄었어요.]
뻔히 뜨거운 날씬 줄 알면서도 무임 차량을 잡으라고 직원들을 고속도로 한가운데로 내보내는 일은 이 요금소뿐만 아니라 전국 고속도로 요금소 곳곳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앵커>
정말 위험해 보이는데 근본적인 문제는 하이패스를 무단으로 통과하는 차량들이 많다는 거겠죠.
<기자>
취재를 위해 고속도로 요금소를 여러 군데 둘러봤는데요, 정말 많긴 많았습니다. 화면보시면서 설명드리겠습니다.
하이패스 단말기를 달지 않은 차량이 요금소를 통과해 그냥 내 뺍니다.
요금을 내든 안 내든 하이패스 차로의 차단봉은 무조건 올라간다는 점을 노린 얌체 운전자들입니다.
비상벨이 요란하게 울리지만 실제 잡을 방법은 없습니다.
얌체 운전자들이 떼먹은 하이패스 미납액은 지난해 기준으로 95억 8천만원이나 됩니다. 요금소 입장에서는 당연히 미납자들을 잡아야 하는 게 맞습니다.
[안산요금소 관계자 : (요금)미납이 많이 발생하면 그게 경쟁 체제이다 보니까, 미납 차량의 발생률을 낮추도록 노력을 하는 거죠.]
하지만 그 노력이라는 게 상식을 넘어 과도한 수준이었습니다.
미납액에 따라 요금소 성적표가 달라지다보니 요금소끼리 경쟁 체제가 생기고 결국 직원들을 '인간 방패'로까지 내몰게 된 겁니다.
도로공사는 취재가 시작되자마자 바로 이런 부분을 인정하고 앞으로는 직원들을 위험천만한 현장에 투입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동영상 기사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