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일부 대형마트, '강제 휴무' 허점 노려 배 불린다

<앵커>

대형마트 강제 휴무로 오늘(12일)과 내일 문을 닫는 마트들이 적지 않습니다. 중소상인들을 보호하자는 취지죠.

그런데 이 제도의 허점이 드러나면서 그걸 이용해 오히려 자신들의 배를 더 불리려는 대형마트들이 있습니다.

김범주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충남 서산의 대형마트들은 오늘 다 문을 닫았습니다.

강제 휴무일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딱 한 곳, 문을 연 곳이 있습니다.

농협 하나로마트입니다.

[장애경 : 대형마트가 문을 닫아서 여기에 많이 몰리네요.]

그 통에 시장은 썰렁합니다.

[김재우/시장 상인 : 하나로마트 같은 경우는 재래시장하고 군데군데 가까이 있어서 너무 타격이 커요.]

나홀로 영업의 비밀은 "농수산물 매출이 51%가 넘으면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유통법의 단 한 문장에 숨어 있습니다.

원래 국회의원들이 낸 초기 법안에는 이 조항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상임위 최종 표결 때 갑자기 일부 의원들이 농어민 보호를 이유로 하나로마트만 봐주는 조항을 넣자고 주장합니다.

[김태환/국회 지경위 의원 : 하나로마트가 (농수산물을) 51% 이상 취급하는 데가 거의 다 라고 하니까 51% 이상 우리 농수산물 취급하는 점을 (규제에서) 제외시키면 되지 않겠나.]

특혜라고 반박하는 의원이 속출해 받아들여지지 않았지만, 최종 심사를 맡은 법사위가 결국 이례적으로 이 문장을 넣어버렸습니다.

[법사위 의원 보좌관 : 법사위에서 내용을 바꾸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정 단체에 이익을 준다거나 그게
법사위에서 이뤄진다면 명분상 맞지도 않고.]

농협은 여세를 몰아 대형 매장만 50개 이상 더 늘릴 계획까지 발표했습니다.

[김태룡/농협중앙회 유통기획팀장 : 중소상인들이나 그쪽은 그쪽이지만 농산물 팔기 위해서는 또 찾아가서 만들어 줘야죠.]

제도의 허점을 노리는 회사는 또 있습니다.

내일 강원도 강릉의 대형 매장들도 강제 휴무를 시행합니다.

문제는 시장 바로 옆에 있는 홈플러스는 내일 문을 열고 영업을 한다는 겁니다.

대형마트가 아니라 쇼핑센터로 등록했기 때문입니다.

현행법상 똑같은 마트도 대형마트로 등록하면 강제 휴무 대상이지만, 쇼핑센터로 등록하면 아무 규제가 없습니다.

홈플러스는 이런 점을 이용해 서울, 수도권과 부산 등의 매장 10여 곳도 추가로 쇼핑센터로 등록하겠다며 지자체에 공문을 띄웠습니다.

구멍이 숭숭 뚫린 허술한 규제를 만들어 낸 정치권과 정부, 또 그 허점을 파고 들어 제 뱃속을 채우려는 대형마트들, 그 가운데서 중소상인만 여전히 눈물짓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최진화)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많이 본 뉴스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댓글

    방금 달린 댓글
    댓글 작성
    첫 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0 / 300

    댓글 ∙ 답글 수 0
    • 최신순
    • 공감순
    • 비공감순
    매너봇 이미지
    매너봇이 작동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