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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피가 바짝바짝 마를 北 과학자 '로켓 실패땐…'

북한에게 있어 올들어 가장 중요한 달인 4월이 시작됐다. 11일 당대표자회에 이어 13일 최고인민회의, 장거리 로켓 발사(12-16일)와 김일성 100회 생일(15일), 인민군 창건 기념일(25일)까지, 북한으로서는 무엇 하나 무시할 수 없는 행사들이다.

행사를 관통하는 중심 주제는 김정은으로의 공식 권력 승계 마무리. 장거리 로켓 발사는 이 모든 축제를 아우르는 축포의 성격을 갖고 있다. 북한으로서는 세 번째 인공위성 발사를 주장하며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알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대규모 축제의 한마당에서 잠 못 이룰 사람들이 있다. 바로 장거리 로켓 발사를 책임진 북한의 과학자들이다. 로켓 발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그간의 공로를 인정받아 물질적 보상과 함께 각종 상훈을 받게 되겠지만, 만약 실패한다면 4월의 축제에 찬물을 끼얹은 장본인들로 비판의 도마 위에 올라 어떤 책벌을 받게 될지 모른다.

기술적 성공과 정치적 성공은 달라

            

이번 로켓 발사의 기술적 성공은 물론 위성의 궤도 진입이겠지만, 북한 당국으로서는 일단 로켓을 일정 수준 이상 날려보내기만 하면 정치적 성공을 주장할 수 있다. 1998년 대포동 1호나 2009년 대포동 2호 때도 위성 발사에는 실패했지만, 대내적으로는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대대적으로 떠들어댔기 때문이다. 외부 정보와 차단돼 있는 북한 주민들로서는 북한 당국의 선전전을 일단 그냥 믿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하지만, 2006년 때처럼 발사 직후에 로켓이 폭발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아무리 북한이라도 발사 직후에 폭발한 로켓을 가지고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고 주장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결국, 4월의 축포를 목표로 하는 북한으로서는 북한 사람들이 바로 눈치챌 수 없을 만큼 장거리 로켓을 멀리 날려보낼 수 있느냐가 성공의 관건이다.

대포동 2호 발사 성적은 1승 1패

2006년 발사 때는 실패했지만 2009년 발사 때는 성공(여기서 성공은 발사 직후 폭발하지 않고 멀리 날아간다는 개념)한 만큼, 이번에도 성공하지 않겠느냐는 생각을 할 수 있다. 기술 발전을 이뤄 2009년에 성공한 만큼, 3년이 더 지난 2012년에는 더욱 성공할 가능성이 높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우주과학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20번 성공하다가 21번째 실패할 수 있는 게 바로 로켓이라고 한다. 그만큼, 로켓 기술은 아직 불완전하다는 것이다. 비행기 여행이 일반화됐지만, 우주 여행이 일반화될 수 없는 것이 바로 로켓의 불안정성 때문이라고도 한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발사 성적은 지금까지 1승 1패. 2006년과 2009년 두 번 시험해 한 번만 성공했다. 이런 정도의 성적이라면 여러분은 성공을 장담할 수 있겠는가?

아마도 북한 과학자들은 이런 부담 때문에 요즘 잠을 이루지 못할 것이다. 정치적으로는 반드시 성공해야 하는 발사지만, 기술적으로는 실패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점검에 또 점검을 하며 발사를 준비하고 있겠지만, 밤마다 남몰래 신을 향해 기도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제발 로켓이 멀리만 날아가게 해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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