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올해의 유행어 대상 '나데시코 재팬'

김현철 기자

작성 2011.12.27 17:52 수정 2012.01.02 18:07 조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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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오늘로 딱 열흘 남았네요. 격동의 2011년이란 표현이 결코 새삼스럽지 않은 한 해였습니다. 연초 북아프리카와 중동지역에서 터져나온 민주화 요구는 '아랍의  봄'을 촉발했고, 숨을 고르자 동일본 대지진이란 사상 초유의 대참사가 벌어졌습니다.

노르웨이 대학살과 유럽발 재정위기, 그리고 월가 점령시위 등으로 1년 내내 뒤숭숭하더니 급기야는 연말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으로 끝을 맺고 있습니다.

다사다난했던 2011년 지구촌. 여러분의 기억에 가장 남는 사건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는 일본 대지진입니다. 지진과 쓰나미, 후쿠시마 원전사고 등으로 그 누구보다 힘든 한 해를 보낸 일본 사람들이 한 해를 보내는 심정은 어떨지...

해마다 이맘때면 일본은 '신조어 유행어 대상' 시상식을 개최합니다. 한 해 동안 유행했던 말과 새로 만들어진 말로 그 해를 되돌아보는 것이지요. 올해의 대세는 역시 대지진과 관련된 단어들이었습니다. 60개의 유행어 후보 가운데 절반 이상인 무려 37개가 '지진 재해'와 관련된 말이었습니다.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날을 지칭하는 3.11이나, 동일본 대지진 직후 일제히 멈춰선 교통수단 때문에 집에 돌아갈 수 없었던 사람들을 일컫는 말인 '귀가난민', 재해나 사고와 관련된 허위 보도나 근거가 없는 소문 등으로 손해를 보는 일을 뜻하는 '소문피해', 그리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인연, 정을 의미하는 말인 기즈나(絆) 등이 대표적인 단어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대상을 차지한 것은 올해 여자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의 애칭인 나데시코 재팬(なでしこジャパン)이었습니다.



지난 7월 우울한 일만 가득했던 일본에 날아든 일본 여자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승전보는 일본 열도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재해와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일본 국민들에게 그것은 하나의 희망이었던 것입니다.

'나데시코'는 바위 틈에서 꽃을 피우는 패랭이꽃을 의미한다는데, 강한 생명력과 근성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아직도 끝나지 않는 재해의 고통, 방사능의 공포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일본 국민들의 다짐이겠지요. 다가올 새해는 올해보다 나아질 겁니다. 당연히 그래야 하고요. 건투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