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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라식·라섹 수술 90%가 '성공적'

수술 20년 첫 대규모 추적조사 보고서

[취재파일] 라식·라섹 수술 90%가 '성공적'

라식 라섹 20년… 추적연구 결과는 '안전'

각막을 깎아 시력을 교정하는 근시교정술은 지난 1990년에 우리나라 도입 이래 급속히 확산하고 있습니다. 해마다 10만 명 넘게 수술을 받는 걸로 추정하고 있을 만큼, 흔한 수술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수술 도입 20년을 맞은 올해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은 지난 12일 6개 대학병원과 개인병원의 환자 2,638명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그동안 개별 병원 차원의 연구는 있었지만, 이처럼 광범위한 접근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번 연구는 수술의 장기적 유효성과 부작용에 대해 확실한 결론이 없는 상황에서, 라식과 라섹의 안전성에 관한 유익한 정보가 됐습니다. 결론은 90%이상 안전하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고도 근시 환자는 눈이 다시 나빠질 위험이 매우 크다는 점, 약 10%는 3년 뒤 시력이 떨어진다는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장 주천기 교수가 책임을 맡은 이번 연구의 결과는 '근시교정술은 장기적으로 유효하였다'는 것입니다. 수술 후 3년 누적관찰결과, 라식 수술환자의 95.2%, 라섹과 PRK 등 표면절제술 환자의 90.3%가 나안시력 0.5이상을 유지했습니다.

근시교정술로 불리는 수술법은 크게 라식과 표면절제술로 나뉩니다. 라식(LASIK: Laser in situ keratomileusis)은 각막절편 즉, 각막에 얇은 뚜껑을 만들어 두고 각막을 절제해 시력을 교정한 뒤 다시 각막절편을 닫아주는 방법입니다. 각막 바깥으로부터 3분의 2 지점을 레이저로 깎는 겁니다.

표면절제술에는 각막 상피만을 포함하는 얇은 각막절편을 만드는 방법인 라섹(LASEK: Laser Epithelial Keratomileusis)과 각막절편을 만들지 않는 PRK수술법(PRK: photorefractive keratectomy)이 속합니다. PRK는 라섹 이전의 수술법으로 통증이 극심해 수술 환자가 적었고, 지금은 거의 시술되지 않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수술인 라섹은 각막 상피를 긁어 상처를 낸 뒤, 각막의 표면을 레이저로 깎습니다. 이른바 '뚜껑'을 만들지 않고, 각막 안쪽을 깎지 않는다는 점이 라식과 구분되는 차이점입니다.



10%는 근시교정 3년 내 시력저하 경험

90% 이상 장기적으로 유효한 수술이라는 건 안전성과 안정성 모두 믿을 만한 수준을 유지하는 거라고 의사들은 말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교정효과가 줄어드는 ‘근시퇴행’ 현상이 있다는 점도 이번 연구는 밝히고 있습니다. 시력저하에 영향을 주는 변수도 비교적 뚜렷하게 제시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수술 후 1년과 3년 시점의 굴절력을 수술 후 3개월 시점과 비교했습니다. 시력이 10% 이상 감소되는 근시퇴행을 수술 1년뒤 경험한 환자가 라식은 4.5%, 라섹은 8.6%였습니다. 3년 뒤엔 8%와 13.5%로 나타났습니다. 열에 한 명은 3년 안에 시력 저하를 경험하는 겁니다.

근시퇴행의 최대 변수는 수술 전 시력이었습니다. 라식 수술의 경우, 수술 전 현성굴절력이 -6디옵터 미만인 경도근시 환자에 비해, -10디옵터 이상 초고도근시 환자가 10.78배나 더 근시퇴행 위험이 컸습니다. 눈이 나쁜 사람은 수술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주천기 교수 역시 "고도근시 환자는 수술이 당장 잘 됐다고 해서 효과가 평생 간다고 믿어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인 근시 환자는 자기 눈에 맞는 수술법을 택하는 게 중요하다는 결론도 나왔습니다. 라식은 안압이, 라섹은 각막 두께가 변수라는 상식을 확인된 겁니다.

라식 수술은 수술 전 안압이 15mmHg 미만인 경우 보다, 15 이상일 때 근시퇴행 확률이 2.66배 높았습니다. 라식은 수술 전 안압이 높을수록, 수술 전 근시정도가 심할수록 근시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겁니다.

라섹 등 표면절제술은 각막 두께가 변수였습니다. 수술 전 두께가 500㎛ 이상인 경우 보다 500㎛미만일 때 근시 퇴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1.78배 높았습니다. 각막 두께가 얇을수록 시력 저하를 조금 더 각오해야 하는 겁니다.

시력 저하 확률 : 라식 8% VS 라섹 13.5%. 숫자만 보면 라섹이 더 못 믿을 수술로 보일 수 있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보았듯 라식은 고도근시환자의 근시 퇴행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대부분 안과에서도 시력이 나쁜 사람에겐 라섹을 권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력이 나쁠수록 퇴행 확률도 큰 건 라섹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비교적 눈이 나쁜 사람이 많이 받는 라섹수술에서 '근시퇴행'이 더 많은 거라고 봐야 합니다.

라식과 라섹의 부작용 사례는 매우 적었습니다. 각막혼탁, 재수술, 각막 확장증 등의 심각한 후유증은 드물게 발생했고, 대부분의 경우 시력에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환자의 20%는 야간 빛 번짐 등 불편이 심해지고, 안구 건조증 역시 수술 전보다 나빠졌다고 응답했습니다.



시력, 안압, 각막 확인해야

수술 효과 저하와 부작용은 근시정도나 안압, 각막 두께에 따라 차이가 난다는 결론입니다. 수술 전 근시교정술 적합성에 대한 사전 검사가 필요합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와 미국안과학회는 근시교정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는 환자 군을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18세 이하, 당뇨병 등의 질환, 임신 및 수유부, 면역결핍상태, 직업적으로 부적절한 사람, 큰 동공, 얇은 각막, 안구 건조증 등은 근시교정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며 환자가 비현실적인 기대를 갖지 않도록 사전에 수술로 인한 이익과 위험에 대해 충분히 설명할 것을 강조합니다.

연구 책임자인 주천기 교수는 "근시교정술은 비교적 효과적이고 안전하지만 근시의 정도나 안압, 각막 두께 등에 따라 교정 효과 및 안정성에 차이가 있을 수 있으므로 수술의 성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에 대한 철저한 사전 검사를 실시하여야 한다"며 "또한 수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합병증 및 불편감에 대하여 환자에게 충분한 사전 설명을 통해 정확히 이해시키고 동의를 획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비자 입장에선 어떤 병원을 선택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주 교수는 "수술 경험이 많은 의사, 사전검사를 꼼꼼히 해 주는 병원을 고르라"고 조언했습니다. 내 눈에 맞는 수술을 잘 찾아 줄 병원만 찾는다면 근시교정 효과는 배가된다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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