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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독수리 5형제'의 'Final Countdown'

- 美 우주왕복선 프로그램 역사 속으로...

[취재파일] '독수리 5형제'의 'Final Countdown'

초등학교 시절, 집에 들여 놓은 지 얼마 안 된 '컬러 TV 수상기' 앞에 온 식구가 모여 앉아 지켜봤던 감동의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우주왕복선 컬럼비아호 발사 실황 중계였습니다. "텐! 나인! 에잇! 세븐! ..." 손에 땀을 쥔 채 숨죽이며 함께 카운트 다운을 세어 내려갔었죠, 아마...

그 때가 30년 전인 1981년 4월 12일이었습니다. 컬럼비아호에 탑승해 무사히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귀환한 '존영'과 '크리프' 두 우주비행사는 아폴로 우주인들에 버금가는 엄청난 인기를 누렸고,  제 나이 또래 수많은 친구들은 우주비행사 혹은 NASA(미 항공우주국) 연구원을 장래 희망으로 꼽게 됐습니다. 우주왕복선은 그렇게 그 시대의 '꿈'이 됐습니다.

컬럼비아 발사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NASA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엔 챌린저호, 디스커버리호, 애틀란티스호, 인데버호까지 총 5대의 우주왕복선이 참여했고 값진 연구 성과와 각종 기록들을 만들어냈습니다. 독수리 5형제가 따로 없죠?!

이들 우주왕복선은 그동안 134차례의 우주왕복 비행을 마쳤고 지구궤도를 2만873회 선회했습니다. 우주왕복선의 비행 거리는 5억 3천711만 4천16마일(약 8억 6천440만 1천218㎞)인데 이는 지구에서 달까지를 2천248회 비행할 수 있는 거리로 지구에서 태양까지 거리의 5.7배에 달합니다. 지금까지 무려 연인원 852명을 우주로 보냈습니다.

우주왕복선은 이전의 로켓추진 우주선처럼 한번 발사하고 버리는 식이 아닌 반복 사용이 가능한 신 개념의 우주선으로 지구로 귀환할 때도 낙하산으로 '낙하'하지 않고 멋드러지게 활주로에 '착륙'하는 비행체입니다. 인류가 이뤄 온  과학기술의 총아로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기계이자 날개를 단 비행체 중 가장 빨리(시속 2만8,000㎞) 궤도비행을 하는 우주왕복선은 대기권에서 1천6백 도의 고온을 견디는 내열시스템을 뽐내며 항공우주기술의 신기원을 열어왔습니다.

1990년 4월 24일 디스커버리호가 허블우주망원경을 궤도에 올린 덕에 인류는 역사상 가장 정확하게 우주의 나이(137억년)를 계산하게 됐고 대규모 국제공동프로젝트인 국제우주정거장(ISS)을 현실화시킨 일등 공신이기도 했습니다. 축구장 만한 ISS는 1998년부터 우주왕복선들이 40여 회 모듈을 운반해 조립해냈고 ISS에 몇 개월씩 머무는 우주인과 그들이 먹을 식량, 각종 실험장비를 실어나른 것도 물론 우주왕복선이었습니다. 인간의 세포가 우주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극단적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람은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아낸 것도 역시 우주왕복선이었습니다.

이렇게 뚜렷한 성과와 숱한 화제를 만들어냈던 미국의 우주왕복선 발사 프로그램이 내일로 예정된 애틀란티스호 발사를 마지막으로 30년만에 막을 내리게 됩니다. 

현지시간으로 내일 오전 11시26분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네버럴의 우주센터에서 12일간의 일정으로  발사될 애틀란티스호의 비행은 우주왕복선 135번째 비행이자 마지막 비행이 됩니다. 최후의 미션은 평소와 다름없이 ISS에 화물을 운반하는 임무입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이 내내 순탄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1986년 챌린저호가 발사 73초만에 폭발했고, 2003년 컬럼비아호가 지구 귀환을 불과 몇 분 앞두고 폭발해 14명이 희생되는 아픔의 순간들을 겪었습니다. 사고 때마다 NASA는 2년씩 우주선 발사를 중단시켜야만 했습니다. 기술적 한계보다 NASA의 관료적이고 불투명한 의사 결정에서 기인한 인재라는 평가가 뒤따르면서 우주왕복선 사업은 내리막길을 걷기도 했습니다.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엔 항상 '돈 먹는 블랙홀' 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가 붙어다녔습니다. 30년 역사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는 총 1,137억 달러(약 120조 원)라는 천문학적 비용이 투입됐습니다.

초창기 미국의 우주왕복선은 냉전시대 숙적인 소련을 누른 '강한 미국'의 상징으로 떠오르며 당시 레이건 대통령의 인기를 치솟게 만들었습니다. 그 뒤로도 미국과 러시아의 경쟁 속에서 우주 개발은 스타워즈! 군비 경쟁으로 스리슬쩍 탈바꿈하면서 아낌없는 재정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이제 오바마 대통령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기만 하는 재정 적자 위기 타개책의 일환으로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종료시켜야할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부시 행정부 시절 2020년까지 달에 우주인을 보내겠다는 달기지 건설 프로그램 '콘스텔레이션 계획'마저 전면 백지화시켰습니다.

직격탄을 맞은 건 NASA입니다. 63명의 우주비행사를 비롯해 8천 명에 이르는 직원 대부분은 실직 위기에 처했습니다. NASA는 우주여행을 상업화해 비용을 보전할 수 있으리라 믿었지만 챌린저호와 컬럼비아호 폭발사고에서 드러난 안전성 문제로 타산을 맞추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사회에서도 오바마 행정부의 퇴행적인 우주정책에 대한 비판이 적지 않습니다.인류 역사상 최초로 달에 발걸음을 내디뎠던 닐 암스트롱은 오바마 정부의 우주 정책은 실질적인 혼란이라고 쓴 소리를 했고 '컨스텔레이션 계획'을 입안했던 마이크 그리핀 전 NASA 국장은 오바마 정부가 한 것은 아무런 이유없이 우주왕복선을 퇴역시켰고 아무런 계획이 없이 계획을 중단시켰다고 비판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도 "우주왕복선 임무가 시작된 지 30년 만에 NASA는 또 한번 미지의 영역을 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자 오바마 대통령은 2030년대까지 우주인을 화성궤도에 진입시켜 '역사상 처음으로 우주인을 소행성에 보낼 것'이라고 자신의 우주계획을 밝혔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부단히도 지구와 우주공간을 오갔던 3대의 우주왕복선은 이제 임무를 마치고 박물관으로 흩어져 영면에 들어갑니다. 애틀란티스호는 케네디 우주센터의 방문자 센터로, 디스커버리호는 스미스소니언 항공우주박물관 우드바르 헤이지 센터, 인데버호는 캘리포니아 과학센터에 각각 전시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덕분에 박물관들은 대당 가격이 61억 달러(우리 돈 약 6조 6천억 원)에 이르는 값비싼 전시물을 갖게 됐지만 우주를 향한 인류의 꿈은 잠시 미지의 우주 공간을 떠돌 위기에 처했습니다.

끝으로,  스웨덴 출신의 5인조 그룹 ' Europe'  이 챌린저호의 비극 이후 불렀던 추모곡  'The final countdown'의 가사를 다시금 음미해 보고자 합니다.

[The final countdown]

Song by Europe

We,re leavig together / 우린 지금 함께 떠나고 있습니다
But still / 하지만 그럼에도
It's farewell / 그건 그저 이별을 의미하는 거예요
And maybe / 아마도
We'll come back to earth / 우리가 지구로 다시 돌아 올지 모른다는 걸
Who can tell? / 그 누가 장담할 수 있겠어요?


I guess there is no one to blame / 아무도 탓할 사람은 없을 거예요
We're leaving ground / 우린 지금 지구를 떠나고 있어요
Will things / 과연 모든 게
Ever be the same again? / 다시 예전과 같아질 수 있을까요?


It's the final countdown / 지금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어요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거죠


We,re heading for Venus / 우린 지금 금성으로 향하고 있어요
And still we stand tall / 그리고 어쩌면 그들이 우리를 발견하고서
Cause maybe they've seen us / 우리 모두를 반갑게 맞아줄지도 모르기에
And welcome us all / 우린 모든 준비가 되어 있어요


With so many light years to go / 수 광년이 걸리는 거리를
And things to be found / 미지의 것들을 찾아서 떠난
I'm sure / 챌린저호를 우리 모두는
That we'll all miss her so / 분명히 그리워 할 겁니다


It's the final countdown / 이건 마지막 카운트다운이예요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거죠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
It's the final countdown / 지금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어요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It's the final countdown / 지금 마지막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어요
We,re leavig together / 우리 모두는 지금 함께 떠나고 있는 거예요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어요
We'rell all miss you so / 우리 모두는 많이 그리워할 거예요
It's the final countdown / 이것은 최후의 카운트다운이예요
It's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거죠
It's the final countdown / 최후의 카운트다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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