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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고 오다

[취재파일] 몽골 사막에 나무를 심고 오다

몽골 수도 울란바타르에서 125km 가량 떨어진 룬솜은 인구 2천500명 가량 되는 작은 도시. 우리나라 행정 단위로 치면 군에 해당한다. 요즘 한국과 몽골의 그린벨트 사업이 한창 진행 중인곳이다.

지난10일 산림청과 녹색사업단, 청소년 녹색홍보대사 10여 명과 함께 나무를 심으러 이곳을 찾았다.

초원 위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보니 울란바타르에서 차로 2시간 가량 걸렸다. 비가 자주 오지 않아 건조하고 메마른 땅, 광활한 초원 사이로 뚫린 비포장길은 바짝 말라 차량이 지날때마다 자욱한 흙먼지를 일으켰다. 왕복 2차로 길을 달리던 차량들이 서로 교행이라도 하고 앞차 꼬리를 물고 지날 때면 엄청난 먼지에 시계가 불과 20미터도 안 될 만큼 대단했다.

원래 초원이던 곳을 차와 사람이 지나다니면서 길이 생긴 것. 길 양쪽 드넓은 초원에는 소, 양, 염소떼가 먹이를 찾아 대이동을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축들은 흙먼지를 피해 자주 자리를 옮겨갔다. 줄 잇는 사람들의 차량 행렬이 초원 속 가축들의 평화를 깨트렸다.

나무 심을 곳은 풀이 많이 사라져 듬성듬성 황토가 드러나, 메마른 땅으로 변하고 있다. 푸른 초원의 황폐화, 말그대로 사막화 현상이다.

중앙아시아 고원지대 북부에 위치한 몽골은 평균 고도가 해발 1500미터, 면적은 1백56만 제곱킬로미터로 한반도의 7.4배에 이른다. 연평균 강수량이 254mm에 불과하다. 인구는 290만 명. 하지만 가축 두수는 무려 5천만 마리에 이른다고 한다.

전국토의 40%가 사막이고 나머지 국토의 72%가 사막화의 위험에 처해있다고 한다. 또 1970년 이후 30여 년간 887개의 강과 1166개의 호수가 사라졌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지구온난화 등의 기후변화, 산불, 병충해 등으로 인한 산림 면적 감소, 가축의 방목, 광산 개발 등이 사막화를 촉진하고있다는 것이다. 급속히 진행 중인 사막화는 몽골 주민들의 삶의 터전은 물론 생명을 위협하고 있는 재앙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다.

룬솜군에서의 나무심기는 올해로 4년째, 연말까지 250ha를 녹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한국과 몽골 청소년들이 심은 묘목은 수령 2년 된 포플러 나무 300그루. 땅이 건조하다보니 나무 심는 방식도 우리나라와는 많이 달랐다. 구덩이를 파고 잔뿌리가 다치지 않게 포트(용기)에서 묘목을 조심스럼게 뽑아 거름이 떨어지지 않은 채로 땅 속에 넣고 부드러운 흙을 채워 넣었다.

우리나라에선 나무 밑둥까지 흙을 돋워주고 있지만 이곳에선 지표면보다 낮게 심었다. 수분 증발을 막기 위해서라고 했다.

우리 정부는 지난 2006년 5월 한-몽 정상 합의를 계기로 한-몽 그린벨트 사업단을 발족시키고 몽골 나무심기 사업을 진행 중이다. 대상지는 룬솜과 달란자드가드 두 군 지역. 달란자드가드는  울란바타르에서 남쪽으로 580km지점으로 고비사막 근처에 있다. 이들 지역에 오는2016년까지 모두 3천ha의 숲을 조성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총 44ha의 양묘장을 설치해 연간 30~40만 본의 묘목을 생산하고 있고 조림기술도 전해주고 있다. 수종은 메마른 땅에서 잘 자라는 포플러, 비술나무, 사막보리수, 위성류 등 20여 종.

이런 노력은 불과 3년여만에 성공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어 참 희망적이다. 2008년 조림지의 경우 포플러 나무가 식재 당시보다 4배 가량 키가 커서 한 나무당 3미터가량 훌쩍 자라 점차 숲을 이루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막에 숲이 조성되면 방풍림의 역할을 해 풍속을 감소시켜 모래 이동을 방지하고 땅에 유기물을 제공해 사막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한다.

오는 10월 10일부터 21까지 경남 창원에서는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 제10차 총회가 열린다. 협약에 가입한 194개 국 정부대표단과 시민단체운동가 등 약 3천여 명이 참석해 사막화 방지를 위한 국제적 지원과 노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게 된다.

과거 일본의 식민 지배와 6.25 전쟁 등을 거치며  벌거숭이로 황폐화된 국토를 성공적으로 녹화시킨 점이 높이 평가돼 아시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개최하게 됐다고 한다.

총회를 계기로 몽골과 아프리카 등 해외의 산림녹화 뿐 아니라 한반도의 반쪽, 북한의 녹색화사업에도 이념과 정파를 떠나 민족이란 이름 아래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5~7년 전 개성과 금강산 방문길에 눈에 들어온 북한의 임야는 초목이 거의 없이 황량한 벌거숭이 민둥산으로 몽골의 임야와 별반 다를 게 없었다. 그만큼 절실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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