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2년째 텅텅 비어있는 판교 '유령 아파트'…왜

<8뉴스>

<앵커>

대표적인 명품 주거단지로 꼽히는 판교신도시에 아파트 수천 가구가 2년째 텅텅 비어 있습니다.

밤이 되면 '유령 아파트'가 된다고 하는데 무슨 사연인지, 이병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경기도 성남 판교신도시.

해가 지고 어둠이 시작되자 아파트 마다 하나 둘 불이 켜집니다.

하지만 오른편 대단지 아파트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불야성을 이룬 신도시 한 복판에 외딴 섬처럼 보입니다.

아파트 단지에 들어가 봤습니다.

군데 군데 가로등만 켜져 있고, 한 눈에 보기에도 을씨년스럽습니다.

[성수길/주민 : 삭막합니다. 한 마디로. 불이 켜져 있어야 하는데 아무것도 없으니까 다니는 사람도 없고….]

중층과 저층 아파트 3천 7백 채로 구성된 이 단지는 지난 2009년 12월 완공됐습니다.

조경도 끝났고, 전기 공급도 마무리 돼 엘리베이터까지 운행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기본적인 싱크대가 설치 돼있고 도배 작업이 마무리되는 등 모든 아파트가 몸만 들어와 살면 될 정도로 인테리어 작업까지 모두 마무리된 상태입니다.

이 아파트들은 당초 성남 지역 재개발 위해 원주민 이주용으로 지은 것인데, LH공사와 성남시 갈등으로 재개발이 지연되면서 유령 아파트로 전락했습니다.

불똥은 주변 상가로 떨어졌습니다.

지난해 단지 앞 상가에 태권도장을 차린 하연경 씨도 어렵게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연경/태권도장 운영 : 두 시면 한창 많아야 될 시간인데, 다른 지역에서 아이들이 오다보니까 부족하죠. 곧 입주할 거를 예상을 하고 기대하고 그리고 버티고 있는 거에요, 지금.]

분양 후 놀리는 상가가 태반이고, 공사가 끝난 초등학교도 개교를 못하고 있습니다.

[이금용/상가 운영 : 민간 업체라면 이렇게 일을 내버려 둘 수 가 없겠죠. 저로써는 상식적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금싸라기 땅에 혈세로 지어진 아파트가 지자체와 공기업의 엇박자로 언제쯤 유령아파트에서 벗어날 지 예측조차 어렵습니다.

(영상취재 : 김성일, 영상편집 : 김선탁)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