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여자대학교 도서관 앞입니다.
롯데칠성음료 제품들을 판매하는 자판기가 줄지어 있습니다.
다른 대학교 도서관 앞에도 LG생활건강이 인수한 코카콜라음료 제품을 판매하는 자판기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대학의 경우 중소상인들이 학생회를 통해 자판기 운영 권리를 확보했지만 최근 대기업들이 자판기 운영에까지 직접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입니다.
대기업들이 우월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학교 측이 마련한 경쟁 입찰에서 자판기 사업권을 싹쓸이를 하고 있는것입니다.
현재 대학교 구내까지 진입해 대기업들이 직접 운영하는 자판기는 LG생활건강 3,000여 대, 롯데칠성음료 2,200여 대, 동아오츠가 700여 대에 이릅니다.
[대기업 음료 제조업체 관계자 : (입찰에 안 나서면) 시장점유율, (자판기) 보유 대수나 매출 비중이 떨어질 수 있다. 또 자판기 한 대가 주는 홍보 효과를 누릴 수도 있다.]
생산부터 유통까지 모든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자판기 운영 입찰 경쟁에 공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자본력에서 밀린 기존 7만여 명의 중소 상인들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배영식/한국자동판매기운영협동조합 이사장 : 음료 제조사들은 반대로 자판기 운영 시장에 직접 참여하므로 우리같은 중소 운영자들이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맞서 중소상인들도 대·중소기업간 사회적 문제 해결 기구인 동반성장위원회에 대기업들의 자판기 사업 진출 안건을 올려 대기업의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막아달라고 요청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대기업들은 기존의 단순한 자판기에서 발전한 원두커피 자판기와 유비쿼터스 자판기 같은 고급 사양 제품까지 만들면서 사업 확장에 적극적이어서 중소상인들과의 자판기 전쟁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