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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연쇄 학살을 재미로 했다고?

개 연쇄 학살을 재미로 했다고?

고등학생 7명은 지난달 30일 새벽 1시쯤 경기도 양주시 오산리의  한 건설회사 마당에 묶여 있던 개 한 마리를 훔쳤습니다.

그러고는 근처 공터로 끌고가 둔기 등으로 때려 잔인하게 죽었습니다. 개의 사체를 부검해 보니 직접적인 개의 사인은 외부 충격에 의한 폐 파열로 죽었습니다. 쉽게 말해 심하게 맞아 폐가 터져 죽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모두 개 10마리를 훔쳐 이 가운데 도망간 한 마리를 제외한 9마리를 죽었습니다.

이들의 범행은 한 동물보호협회에서 인터넷 게시판를 통해 개들이 연쇄 도살됐고 범인은 고등학생들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슈가 되자 경찰도 수사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증거가 없고 학생들이 혐의를 강하게 부인해 수사에 난항을 겪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학생들의 부모들이 근거없이 학생들을 특정해 인터넷에 올렸다며 해당 동물협회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수록  학생들이 현장에서 어슬렁거리는 모습이 찍힌 CCTV 화면 등을 확보했고 구체적인 증거들이 더해지면서 결국 이들은 재미삼아 개를 도살했다고 자백했습니다. 

학생들은 평소 특별한 문제가 있는 학생들이 아니었다고 합니다. 전문가들은 생명 경시 풍조가 만연하고, 자신을 과신하고 싶은 어린 학생들의 심리가 합쳐서 이런 일이 생겼다고 분석합니다.

구제역 파동 이후 도축장을 간 적이 있습니다. 감염되기 전에 서둘러 도축하려는 축산 농민들이 몰리면서 도축장이 붐빈다는 취재를 위해서였습니다. 현장에서 죽기를 기다리는 수백 마리의 소가 있었습니다. 큰 눈에 순한 눈빛으로 저와 시선이 마주칠 때마다 차마 보기가 미안해 고개를 돌렸습니다. 또 소 울음소리만 들어도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차마 도축장면을 볼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비록 소보다는 작지만 학생들이 개를 죽일 때 분명 피가 튀고 개들의 비명과 신음소리가 뒤섞였을 것입니다. 생명이 파괴되는 그 순간이 재미있다는 학생들의 진술을 보면서, 무엇이 어린 학생들의 심성을 이렇게 파괴했는지 안타까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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