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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③ 기자의 '노숙 체험' 24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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갖가지 사연을 안고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었던 노숙인들. 지금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취재진은 하루 300명 이상의 노숙인이 모인다는 서울역에서 24시간을 그들과 함께 생활해봤다.

노숙인과 비슷하게 점퍼를 걸치고 역 안으로 들어서자 많은 노숙인들은 익숙하다는 듯 TV를 보는 등 자신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들에게 접근하자, 밥을 제공해주는 시간, 역사의 개방 시간 등 정보들을 알려줬다.

종교단체에서 밥을 나눠주는 시간. 취재진 역시 줄을 서 음식을 제공받았다. 음식 맛은 비교적 괜찮았지만, 3~4분 앉아 먹다보니 음식이 금새 식어 쉽게 넘기기 힘들었다.

밤이 되고 기온이 떨어지자 노숙자들이 다시 역으로 모여들었다. 취재진 역시 역으로 들어섰다. 밤이 되자 대장 노릇을 하는 노숙인들도 있었다. 각 역사마다 노숙인들 사이의 질서가 있는 모양이었다.

노숙 생활을 처음 하는 부부도 눈에 띄었다. 이들은 200여만 원을 주고 친구의 집에서 방을 얻어 단란히 살고 있었지만, 집 주인이 갑자기 방을 비워달라고 해 노숙 생활을 택하게 됐다.

오전 1시가 되자 서울역은 문을 닫았다. 다시 문을 여는 새벽 2시까지 노숙인들은 추위와 정면으로 맞서야 했다. 기온은 영하 7~8도. 역사에서 쫓겨난 노숙인들은 대부분 역사 주차장과 지하도로 들어가 새벽의 찬바람을 피했다.

딱한 사연으로 노숙 첫날 생활을 하는 한 부부가 눈에 띄었다. 아내가 "얼어 죽겠다"고 걱정하자 남편은 "죽는다는 생각은 하지말자. 죽을 마음으로 살자"며 다독였다.

오전 2시가 되자 서울역 문이 다시 열렸고, 노숙인들은 고단한 듯 잠이들었다. 첫차 시간이 되자 다시 일어나야했다.

하루하루 혹독한 추위와 맞서고있는 노숙인들. 하지만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건 어쩌면 이 겨울 추위보다 앞날의 희망을 꿈꿀 수 없다는 혹독한 현실일 지도 모른다.

(SBS인터넷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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