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경남 창원의 주남저수지는 겨울을 나는 야생동물들의 얼마 남지 않은 보금자리입니다. 그런데 바로 옆 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이 희귀동물들의 아까운 생명을 앗아가고 있습니다.
KNN, 진재운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낮에는 좀처럼 보기드문 야행성 포식자인 삵이 얼음판 위를 거닙니다.
저녁이 되면 제방 위까지 나와 철새들이 있는 논을 주시하다 재빨리 도로를 건넙니다.
주남저수지 주변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은 먹이를 구하기 위해서 인근 논경지를 오가야 합니다.
하지만 그 중간에는 이렇게 넓은 2차선 도로를 건너야만 합니다.
하지만 차량들은 전혀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도로에는 과속 방지턱이나 경고표시조차 없습니다.
[모인호/생태사진작가 : 들판에 먹이가 있는지 관찰하다가 쏜살같이 달려가는데, 차가 워낙 빠르니까 로드킬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삵 한마리가 저수지 앞 도로변에서 차량에 치어 죽은채 발견됐습니다.
문제는 삵뿐 아닙니다.
올 겨울 주남에 단 한마리만 도래한 알락 해오라기도 달리는 차동차에 부딪혀 숨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차량 과속을 제한할 안전시설도 없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한성용/한국수달보호협회장 : (차량이)속도를 줄이게 되면 운전자도 도로 건너는 동물을 빨리 발견하고, 동물도 차량속도가 느리면 피신을 할 시간을 벌 수 있습니다.]
철새 보호구역에서 과속이 방치되면서 한겨울 주남을 찾는 야생동물들이 로드킬에 위협받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신동희(KN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