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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사태 시 오키나와 핵 반입' 밀약문서 발견

<앵커>

동아시아에 긴급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이 일본과 사전 협의 없이도 오키나와에 핵을 반입할 수 있다는 밀약 문서가 일본 전직 총리의 집에서 발견됐습니다. 미·일 간 밀약문서가 최근 잇따라 발견되는 게 두 나라 관계가 껄끄러워진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입니다.

도쿄, 김현철 특파원입니다.



<기자>

닉슨 전 미국 대통령과 사토 에이사쿠 일본 총리가 서명한 미·일 핵밀약 문건은 지난 1969년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미·일 정상회담 때 극비리에 작성된 '합의의사록'입니다.

작성 일자는 11월 19일이며 영어로 탑 시크릿, 즉 극비문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주요 내용은 일본을 포함한 극동 아시아의 방어를 위해 중대한 긴급 사태가 발생할 경우 미국은 오키나와에 핵무기를 반입한다고 돼 있습니다.

지난 1960년 미·일 안보조약 개정 시 미국은 일본 국내로 핵무기와 중장거리 미사일을 반입할 경우 사전협의를 하도록 규정했지만 핵 밀약에는 핵무기를 탑재한 미 함정의 기항과 항공기의 영공 통과 등은 사전협의를 하지 않아도 되도록 했습니다.

또 미국은 중대한 긴급사태에 대비해 오키나와에 현존하는 핵무기의 저장지인 가데나 기지와 헤노코 기지를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상태로 유지하도록 했습니다.

미국과 일본이 핵과 관련해 밀약을 맺었다는 주장은 그동안 여러차례 나왔지만 실제 문건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사토 전 총리는 지난 1975년 사망했는데 이번 문건은 사토 전 총리가 쓰던 서재 책상에서 발견됐습니다.

그동안 일본 정부는 밀약 사실과 밀약 문건의 존재를 일관되게 부인해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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