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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 "개인소유인데 어때?" 방치된 문화유산

<8뉴스>

<앵커>

우리의 문화재 가운데는 정부가 아닌 개인이 소유한 경우도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개인 소유 문화재 상당수는 주인이 계속 바뀌거나 무관심 속에 방치되서 문화유산으로서 가치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 문제를 조제행 기자가 집중 취재했습니다.

<기자>

산등성이 넓은 터에 오래된 한옥이 고즈넉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 74년 서울시 지정 문화재가 된 대원군의 별장 석파정입니다.

사람이 살지 않는 이곳은 커다란 철문이 방문객의 접근마저 막고 있습니다.

문화재적 가치가 높지만, 일반인들은 가까이서 그 모습을 감상할 수 없습니다.

[최하나/서울 평창동 : 자주 왔다갔다 하면서 있는데 저런 문화재가 여기 있다는 것도 잘 몰랐어요. 근데 이런 거 볼 수 없다는 게 좀 안타깝고 그래요.]

부근에 있는 무계정사 터도 사정이 다를 게 없습니다.

세종대왕의 셋째 아들인 안평대군이 살았던 이 곳 역시 지난 74년 서울시 문화재로 등록됐지만, 굳게 잠긴 집터엔 쓰레기와 잡풀만이 무성합니다.

게다가 집터 주변엔 조만간 종로구 공영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이들 문화재들은 개인소유로 그동안 주인이 여러번 바뀐데다 당국의 관리도 제대로 안 돼, 그대로 방치되고 있습니다.

[최규철/서울시 문화재관리팀장 : 사기 전까지는 개인 소유니까 개인이 뭐 개인 관리에 맡길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현재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는 모두 268건, 이 가운데 개인소유가 250건인데, 수시로 주인이 바뀌기 때문에 보수와 관리가 쉽지 않습니다.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 : 모든 문화재의 1차 책임 관리자는 그 시도에 있는 지자체입니다. 실상으로는 지자체가 문화재 관리를 제대로 안하고 있고 엉망으로 관리되고 있는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당국이 적절한 예산을 확보해 개인소유자들과 보수관리를 협의하는 동시에 일반 시민에 개방하는 문화재에 대해선, 소유주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VJ : 김준호, 영상편집 : 김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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