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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 위해 뽑는다"…순천시의 아름다운 배려

<8뉴스>

<앵커>

멸종위기 천연기념물 두루미가 죽거나 다치는 일이 빈번하게 발생하자 전남 순천시가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습니다. 철새 보호를 위해서 순천만 일대의 전봇대를 모두 철거한다는 것입니다.

박수택 환경전문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철원 민통지역 저수지 뻘에 재두루미가 주저앉았습니다.

사람이 다가가도 꼼짝 못할 정도입니다.

구하고 보니 발목 윗 부분이 부러졌습니다.

꺾인 생나무처럼 피부까지 찢겨나갔습니다.

두루미가 다리 부러지거나 날개 꺾이는 사고가 해마다 끊이지 않습니다.

전깃줄에 걸린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내 최대 흑두루미 월동지 순천만에서도 지난해 1월 전선 충돌 사고로 1마리가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우신/서울대 산림과학부 교수 : 큰 비행기가 비상하는 것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에 장애물이 있을 때 쉽게 피할 수 없는 그런 부분이죠.]

흑두루미를 위험으로부터 지켜주기 위해서 전깃줄과 전봇대를 철거하겠다고 전남 순천시가 작정하고 나섰습니다.

전봇대는 282개, 전선 길이는 모두 합쳐 만 2천m입니다.

내년까지 모두 철거할 계획입니다.

시민들도 호응하고 나섰습니다.

[한석주/순천시 대대동 : 양수기로 물을 퍼도 되고, 또 자연수로로 논에 물이 들어가는 데가 주로 많습니다.]

[노관규/순천시장 : 사람이 근본적으로 자연과 가까이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훨씬 더 중요한 일일 겁니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두루미들도 더 많이 올 것이고, 또 인간과 더 가까이 할 것이고, 우리 삶이 훨씬 더 풍부해질 겁니다.]

지난 겨울을 순천만에서 지낸 흑두루미는 370마리입니다.

지켜주고 배려해주는 고장에 겨울진객 흑두루미가 얼마나 더 찾아올 지 흥미로운 관찰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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