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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할 곳 없는' 연수 취업…정부, 또 전시행정?

<8뉴스>

<앵커>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학생 연수 취업 프로그램인 WEST 프로그램이 합의됐습니다. 올 3월 실시를 목표로 지금 참가자를 모집하고 있는데, 자칫하면 이 사람들이 공중에 붕 뜨게 생겼습니다.

하현종 기자입니다.

<기자>

정부는 오는 3월 미국에 첫번째 WEST 연수생 300명을 파견한다는 방침아래 선발작업을 벌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연수생들이 5개월간의 어학연수를 마친 뒤 일할 수 있는 인턴 자리는 아직 단 한 곳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자리를 대신 잡아주는 미국 대행사들이 "5개월 뒤에나 일할 인턴 자리를 미리 약속해 줄 수는 없다"면서 손을 놓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턴 자리가 나오더라도 한미양국 정부가 취업을 100% 보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WEST 연수생들은 초기 어학연수 비용 등으로 2천여 만 원의 돈을 쓰고도 해당기업의 면접을 통과하지 못하면 인턴으로 일할 수 없습니다.

[황순재/유학컨설팅 업체 대표 : 인턴을 막상 배정을 하면 영어적인 것을 많이 요구하기 때문에 스스럼없이 합격이 될 수 있는 한국학생은 제가 보기에 많지 않다고 보입니다.]

정부는 "저소득층 대학생들의 영어 연수를 돕기 위한 제도"라며 대대적으로 홍보를 벌여왔지만 정작 하는 일은 시중 유학원과 별 차이가 없는 셈입니다.

큰 기대를 걸었던 지원자들은 답답할 수 밖에 없습니다.

[WEST 지원자 : 자기가 자비를 들여서 가는데 어떻게 진행되고 어떤 형식이 될지 모르니까 좀 답답하긴 하죠.]

외교통상부는 "미국 대행사들이 한해에만 수만 명의 외국인을 취업시킨 경험이 있어 우리 대학생들의 취업도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경제위기로 미국내 실업률마저 높아지는 상황에서 양질의 인턴자리가 쉽게 구해질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한미 정상간에 합의된 WEST 프로그램이 이대로 가다가는 외교적 성과 내기에 급급한 전시행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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