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에서 번지점프를 해보는 것은 (기분이)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국제우주정거장(ISS) 엿새째를 보내고 있는 한국 최초 이소연 씨가 15일 오후 5시 20분(한국시각)부터 약 10분 간 진행된 SBS 2차 라디오(103.5㎒) 연결 생방송에서 자우림의 <일탈>을 신청곡으로 꼽으며 이같이 밝혔다.
이소연 씨는 현 KAIST 항공우주공학과 방효충 교수가 자문위원으로 참석한 가운데 '라디오가 좋다'의 DJ 김승현·허수경 씨와 유쾌한 대화를 나눴다.
이씨는 무엇보다 "거의 적응을 다 한 것 같다. 이제는 좀 살만한 것 같다"는 안부의 말로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일문 일답.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우주 하루 밤낮 16번 바뀐다는데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지금은 낮이고, 러시아 상공을 지나고 있다. 한국 가까워지기는 하는데, 한국보다 아래(상공)
쪽 바다 위로 지나가기 때문에 대한 민국 상공 지나진 않을 것 같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지금 지구는 어떤 모습인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지금 바깥으로 지구가 보이고, 특별히 좋은 방을 쓰고 있는데, 내 방에 창이 있어서 틈틈히 지구를 볼 수 있다.
아무리 설명해도 직접보지 않고 상상하지 힘들텐데, (창문 너머로)태양 전지판이 보이고 아래쪽에 사막이 있고 구름이 떠있는 것이 보이고, 지평선이 파랗게 까만 하늘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우주)상상할 때 모습과 실제 모습 차이 있나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처음엔 너무 차이가 많아서 괜히왔나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웃음). 한 이틀지나니까 10년 씩 기다려서 훈련받고 우주로 오려고 노력하는 우주인들 마음을 이제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어떤게 가장 많이 다르던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한국에서 덩치 크고 살짝 무거운 여성으로 분류됐는데 여기서는 몸무게 '0'으로 하늘 나는게 최고인 것 같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지구에 돌아오면 아이들을 위한 동화책 써보고 싶은 생각 없나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동화책 쓴다기 보다, 우주정거장의 삶을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게 써보고 싶긴 한데, 돌아가서 바로 쓰는 것 보다 어린이들의 마음 알고 얘기 해본 뒤에 쓰고 싶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만약 더 있게 된다면 거기(ISS)에 얼마나 더 있고 싶은지. 즉, 돌아올 날짜가 기다려지는지 더 머물고 싶은지 궁금하다.
현재 돌아가는 날짜가 너무 빨리 다가오는 느낌이다. (하지만) 시간 지나고 몇달이 지나서 친구도 보고 싶고 맥주도 한 잔하고 싶으면 내려가고 싶을 것 같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신청곡은 있나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지금은 듣고 싶은 곡은 자우림 <일탈>이 듣고 싶다. (가사처럼)아파트에서 번지 점프가 아니라 우주 정거장에서 번지 점프해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든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가장 보고 싶은 얼굴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보고싶은 얼굴보다 저를 보여드리고 싶은 분이 어머니이다. 멀쩡하게 잘 지내고, 화장실도 잘 가고, 잘 먹고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몇 시간 전에 부모님을 뵜는데, 어머니께서 '건강히 잘 지내고, 시집가고 싶다고 이야기 하라'는 이야기를 전해달라고 하셨다.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시집은 지구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봐야할 것 같다.(웃음)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실험은 잘 되고 있나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현재까지는 큰 문제 없이 잘 되고 있다. (지구)아래서 설계하신 분들이 (설계를)잘해주셔서, 우주에서는 여러가지 상황 발생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아무문제 없이 안정되게 진행되는 것 보니까 너무 감사드린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청취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우주 와보니까 건강과 생명의 소중함 느끼게 된다.항상 건강 관리 하시고 서로 칭찬하고 서로 돕고, 웃는 얼굴만 보게 됐으면 좋겠다. 여기서 보니까 지구는 아무 걱정 없이 좋아 보인다. 그 아름다운 지구에서 우리가 항상 건강하고 칭찬하고 살았으면 좋겠다. 여러분 사랑합니다.
▶김승현·허수경/라디오 DJ
지구로 보내는 음성 편지 부탁한다.
▷이소연/한국 최초 우주인
지구에 계신 여러분들 많이 사랑하지 못하고 웃지 못하고 건강하지 못한 모습 보여드린게 많이 후회된다….
이소연 씨는 지구로 보내는 음성 편지를 전하던 중 교신이 끊겨 이야기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주 멀미를 호소하던 며칠 전보다 더 유쾌하고 씩씩한 목소리로 '우주에서 보내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씨는 ISS에서 9박 10일간 우주 실험전문가로서 18가지 과학 실험 임무를 수행한 뒤 오는 19일 오후 5시 38분경(한국시각) 귀환한다.
(SBS 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