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 씨가 전국민의 이목이 집중된 '우주 생방송'을 통해 과학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화려한 말 솜씨와 순발력, 재치 등으로 그동안 어렵게만 느껴지던 과학의 중요성을 일깨우기에 충분했다는 평가다.
이 씨는 12일 오후 7시25분께부터 우주인개발사업 주관방송사 SBS가 진행한 우주 생방송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가진 영상대화를 통해 "우주에 직접 와보니 과학기술의 대단함을 느꼈다"며 "과학의 날뿐만 아니라 1년 365일 과학기술 발전을 도와주셔서 국민 모두가 우주에 올 수 있도록 많이 도와달라"고 말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9세기는 바다를 지배하는 국가가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였다면 21세기는 우주시대"라며 "우주 과학시대를 여는 데 힘을 모아 과학인이 존경받는 과학기술국가가 되도록 최대한 힘을 쓰겠다"고 답했다.
최근 과학기술부가 교육부와 통합되는 등 일련의 흐름속에서 침체된 과학계의 분위기를 일깨우고, 사기를 드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게 과학계 안팎의 대체적인 평가다.
첫 우주인 배출을 계기로 우리나라의 우주 개발 의지를 전세계에 천명하고 대통령이 직접 생방송 대화를 통해 이를 다시 강조함으로써 과학계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과 과학국가 건설이 한층 구체화될 수 있는 촉매가 됐다는 지적이다.
한 과학계 인사는 "이 씨가 이날 생방송에서 웬만한 방송인 못지 않은 언변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만능 우주인'다운 면모를 과시했다"며 만족해 했다.
실제로 이 씨는 천문학적인 경쟁률을 뚫고 한국 최초의 우주인으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날 대화 시작 전 음성 전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당황할 법도 했지만 이 씨는 침착하게 헤드셋을 바꾸고는 들고 있던 인형을 무중력 공간에 띄워보이며 우주의 생생한 현장감을 안방으로 전달했다.
또한 이 씨는 우주 공간에서 머리카락이 뜨는 모습을 보여주며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어제 힘들게 머리도 감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혹시 화장도 한 것 아니냐"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우주에서 화장품을 쓸 수 없어 '쌩얼'"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씨는 이날 생방송을 위해 국제우주정거장 내에 태극기를 걸고 직접 디자인한 태극 문양의 우주복을 입는 등 온국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아울러 한국식 만찬을 준비하는 등 한국문화 홍보대사 역할도 잊지 않았다.
이 씨는 "오늘 러시아 우주인의 날을 기념하기 위해 김치와 수정과, 라면 등 가져온 한국음식을 동료 우주인과 함께 나눠먹을 것"이라고 말했고 이 대통령은 웃으며 "알뜰하게 챙겼네요"라고 말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