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세계 속에 우주강국으로 우뚝 서서 여러 우주인들을 훈련시킬 그날을 생각하니 한 달여 동안 지구 한 바퀴를 도느라 쌓였던 피곤함이 싹 사라지는 듯합니다" 막바지 우주 비행 준비에 들어가기 전 미국 존슨 우주센터에서 일주일 간 체험한 미국 모듈 훈련을 마치며 우주인 이소연(29)씨는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원장·백홍열)은 1일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우주비행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 우주인 이소연 씨의 미국 휴스턴 존슨 우주센터 훈련일기를 공개했다.
러시아 정거장이 아닌 국제 우주정거장에 도착할 이소연 씨에게 미국 모듈에서의 비상 대처 요령과 필수 사항 습득은 필수. 이 씨는 첫날 선체에서 비상시 사용할 의학 기기 관련 수업과 컴퓨터 시뮬레이션 수업을 받았다.
이어 남은 기간동안 우주정거장 믹구 모듈의 모형이 있는 건물 내부의 우주정거장 모형 개발과 우주인 훈련이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는 현장을 들렀다.
그곳에서 이소연 씨는 달 탐사를 위해 준비되고 있는 오리온(Orion)달 착륙선 모형, 외관까지 똑같이 만들어 놓은 스페이스셔틀 모형, 그리고 달 탐사 시 이용될 체리엇(chariot)의 모형 등을 직접 목격했다.
다음으로 그가 방문한 곳은 우주 유영(EVA, extravehicular activity, 선외활동)훈련장. 대개 우주유영 훈련은 지상에서는 커다란 수조에서 이뤄진다. 그는 이에 대해 "우주 유영 시 입는 우주복과, 훈련을 준비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마침 이소연 씨가 존슨 우주센터를 방문한 주간에 여성우주인 최초로 국제 우주정거장 커맨더가 된 페기 왓슨((Peggy Whitson)의 국제정거장 체류 100일 기념 파티가 열렸다. 이곳에서 그는 우주정거장에 머무는 우주인들과 전화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이소연 씨는 존슨 우주센터에서의 마지막 일정으로 지상관제소(MCC; Mission Control Center)를 방문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지상 관제소에는 24시간 3교대로 항상 우주인의 임무를 통제하고 지원하는 직원이 상주하고 있어, 비디오 파일 송신이 가능한 시간에는 우주정거장 내부에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찍힌 영상이 거의 실시간으로 보내져서 우주정거장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고 한다.
짦은 기간이지만 많은 것을 남긴 존슨 우주센터 훈련을 마치고 이소연 씨는 러시아를 향해 떠났다. 그는 당시 "여러가지 면에서 1년 동안 훈련받았던 러시아 훈련 센터와 비슷한 점도 많았고, 다른 점도 많았다"며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러시아 가가린 우주센터와 미국 휴스턴의 존슨 우주센터의 같은 점은 우주에서의 성공적인 임무수행을 위해서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소연 씨는 '우주 강국' 대한민국을 향한 포부를 밝히는 일도 잊지 않았다. 그는 이와 관련 "언젠가는 국제 우주정거장의 한국 모듈을 개발하고, 또 그 모형에서 한국 우주인들이 훈련하는 그날이 올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한국 우주인뿐만 아니라 국제 우주정거장으로 향하는 세계의 많은 우주인들이 한국에 와서 한국 모듈에 대해서 훈련도 받게 될 것이다. 이제 그날을 향해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는 듯 한 느낌이 분명하게 든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이소연 씨는 로켓 발사가 이뤄질 카자흐스탄 바이코누르 우주 기지로 이동했다. 그는 오는 4월 8일 한국 최초 우주인으로서 바이코누르 기지에서 소유즈호를 타고 우주로 발사될 예정이다.
(SBS 인터넷뉴스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