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실시된 러시아 대선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42)가 승리한 데는 그의 정치적 스승인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힘도 컷 지만 부인 스베틀라나 메드베데프의 '헌신적' 내조가 없었다면 오늘의 영광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동갑내기인 메드베제프와 학창시절부터 연인관계였던 그녀는 사회활동에 관심이 많은 전형적인 커리어 우먼 스타일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그녀와 메드베제프를 5년간 가르쳤던 이리나 그리고로브 스카야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그녀는 훌륭한 학생이었고 매우 예뻤다. 가정적인 사람처럼 보였고 겸손한 소녀였다. 그녀가 훌륭한 여성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들의 로맨스는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하다고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3일 보도했다.
그녀가 메드베데프를 처음 만난 것이 7살때이기 때문에 둘은 35년간을 알고 지낸 셈이다.
둘은 13살 무렵 사랑에 빠졌고 1989년 결혼에 골인, 12살된 아들 1명을 두고 있다.
메드베데프는 한 인터뷰에서 "공부보다는 미래 와이프가 될 그녀와의 데이트에 더 흥미가 있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녀는 결혼 후 경제적인 이유로 법대 강사이던 그를 제지회사 법률 이사로 가도록 설득하고 푸틴 대통령을 따라 정치에 입문하는데 결정적인 조언자 역할을 했다.
또 오늘날 그가 러시아 최고 권력자의 자리에 오르도록 격려와 자극을 아끼지 않았던 것으로 측근들은 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드베데프의 체중이 줄자 남성미를 잃어서는 안된다고 보고 요가를 배우게 하고, 헬스클럽을 나게게 하고, 1km씩 매일 조깅을 하게 했다.
스베틀라나는 패션쇼 큐레이터,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와 모스크바 사교계에서 그녀의 이름은 어느 정도 알려져 있다.
사교계에서는 그녀를 미하일고르바초프의 부인인 고 라이사 고르바초프와 비교한다.
세련된 옷을 입었던 라이사 여사는 1980년대 당시 보수적이던 크렘린 관료 부인들의 서양에 대한 인식을 바꿔 놓았다.
현 푸틴 대통령의 부인인 류드밀라 푸틴이 좀처럼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패션쇼나 유명인사 생일파티에 자주 모습을 비치는 스베틀라나는 대중적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메드베데프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그녀에게 '가정을 위해 여성이 집에 있는 것이 더 낫다'는 말을 건넸다"고 고백했다.
활동적 성향의 스베틀라나가 크렘린 안주인으로서 남편을 어떻게 내조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캐나다 알베르타 대학 역사학 교수인 데이비드 마르플레스는 모스크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러시아에서 강한 퍼스트레이디는 곧 약한 지도자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