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붕괴 위험이 있어 당장 대피해야 하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세입자들은 당장 아파트를 떠나야 하지만, 이사를 할 형편이 못 돼 목숨을 건 셋방살이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병희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기자>
1970년에 지어진 서울 정릉동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층과 층 사이가 철제 지지대로 아슬아슬하게 고정돼 있고, 아파트 난간 벽체는 약한 충격에도 흔들릴 정도로 취약합니다.
지난해 11월 실시한 안전진단에서 이 아파트 5동 가운데 4동이 긴급 대피가 필요한 'E' 등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 아파트에는 세입자 등 60여 세대가 여전히 살고 있습니다.
지난 2002년부터 손녀와 함께 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76살 한모 씨.
아파트 외벽 곳곳에 금이가 외풍이 심한 데다 난방도 제대로 안돼, 겨울이면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씨 손녀 : 찬물이 나오는데 녹물이 나올 때가 있어요. 싱크대에서 물을 끓여서 머리를 감아요.]
이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한 씨 같은 고령이나 기초생활 수급자들로 다른 곳으로 옮길 형편이 못되는 게 문제입니다.
[한모 씨 : (임대아파트) 사글세로 가서 이걸 어떻게 내느냐 말이에요. 또 관리비 내야죠. 전기세 내야지....]
관할구청은 이달 말까지 아파트를 비우라는 강제 이주 명령을 내렸습니다.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고발 조치를 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놨지만, 이사하고 싶어도 이사할 능력이 안되는 세입자들이 많아서 구청의 고민 또한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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