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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로 정부종합청사 화재 "대응 신속했나?"

21일 새벽 발생한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화재를 놓고 당시 대응이 신속하고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우선 도마에 오른 것은 중앙청사 건물에 설치된 화재 자동감지시스템이 과연 제대로 효율적으로 작동했느냐는 점이다.

최초 목격자인 방호원 김모(38)씨는 "새벽 12시 27분이나 28분쯤 8층에서 순찰 근무를 하다가 타는 듯한 냄새가 나 계단을 내려오면서 무전기로 다른 방호원들을 불러 5층에서 만났다"고 밝혔다.

김 씨는 동료 방호원들과 함께 연기가 새어나오는 504호 사무실 문을 부수고 들어가 소화기와 소화전으로 초동 진화를 시도했으며 불길이 쉽게 잡힐 것 같지 않아 119에 바로 신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작 이 과정에서 제일 먼저 화재 사실을 알았어야 할 중앙감시반 직원들의 대응은 방호원들보다 빠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지하 1층 중앙감시반에서 근무하는 직원이 빨간색 화재 감지 신호를 보고 5층에 올라온 시점은 김 씨가 무전으로 호출한 다른 방호원들의 5층도착 시점과 거의 같은 시간대다.

이에 따라 발화 지점에서 3개층이나 위에 있던 순찰 근무자가 냄새를 맡고 계단을 내려가면서 동료들을 부를 때까지 걸린 시간이나 자동감지시스템이 화재를 인식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나 거의 비슷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와 함께 중앙청사 건물에 화재 자동감지시스템과 경보시스템이 분리가 돼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불이 나면 20개층 전체에 경보가 울리는 것이 아니라 불이 난 해당 층과 바로 위층에만 경보가 울리도록 돼 있다는 것.

이날 화재 때는 다행히 31명의 근무자가 신속하게 옥상으로 대피해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불길이 빨리 번지는 대형 화재로 이어졌다면 다른 층에서 근무하 는 직원들이 아무런 경보도 듣지 못하고 위급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또 박명재 행자부 장관 등 고위층 책임자들이 불이 거의 꺼진 오전 1시께가 돼 서야 화재가 났다는 연락을 받았다는 사실도 야간 비상상황에 대한 대응이 규정대로 이뤄진 것인지 의문을 낳는다.

그러나 최양식 행정자치부 차관은 "연락시간이 늦어진 것은 초동진화를 하고 안전하게 인명을 대피시키는 것이 중요했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볼 때는 적절한 시간 내에 대피와 초동진압 그리고 연락이 이뤄져서 소방관들이 즉시 불을 꺼 인명사고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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