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삼성 압수수색 사흘째…왜 이렇게 오래 걸리나

정보량 많고 '싹쓸이' 논란 피하려 신중에 또 신중

삼성그룹 비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압수수색이 사흘째 진행되면서 '무슨 자료를 어떻게' 압수수색하기에 이렇게 많은 시간이 걸리는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본부장 박한철 검사장)는 2일 삼성SDS e데이터센터 압수수색은 전날 자정께 끝났지만 삼성증권 전산센터의 경우 아직 압수수색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30분 압수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2일 오후 3시 30분 현재 벌써 48시간째다.

다른 2곳의 압수수색은 삼성증권 본사가 7시간 만에, SDS e데이터센터는 32시간여 만에 각각 끝났다.

이처럼 시간이 걸리는 것은 압수자료 자체가 워낙 많은데다 검찰이 이른바 '싹쓸이' 논란을 피하기 위해 꼼꼼히 절차를 진행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선, 압수수색 대상인 전산자료가 4.8 테라바이트(TB·1테라바이트는 1024 기가바이트에 해당)에 이를 만큼 방대하다는 점이 압수수색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다.

4.8 테라바이트는 기상예보용 슈퍼컴퓨터 등 고성능 컴퓨터에서나 수용할 수 있는 방대한 정보량이다.

이는 광주과학기술원 행정용 슈퍼컴퓨터(3.4 TB)의 저장 용량보다 많고, 세계에서 가장 많은 자료를 소장한 곳 중 하나인 미국 의회도서관에 소장된 문서·서적 데이터 정보량(20 TB)의 약 25%에 해당한다.

영화 파일 2천400개, MP3 음악파일 1만2천320곡을 담을 수 있는 정보량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전산자료를 분석하는 대검찰청 디지털수사담당관실이 지난 한해 처리한 전산자료(97.4 TB)의 약 20분의 1에 해당한다.

대검이 18일 동안 처리한 자료를 사흘 동안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다음으로, 검찰이 기업 압수수색 때마다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싹쓸이' 압수수색 논란을 사전에 봉쇄하기 위해 신중을 기하는 것도 '장시간 수색'의 요인이다.

검찰은 데이터를 복제하는 압축 장비와 저장장치, 컴퓨터 분해 장비와 데이터의 사전삭제 여부를 조사하는 복구 장비 등을 총동원해 압수수색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전산자료 수집방법에는 하드웨어 본체 압수, 하드디스크 등 저장매체만 압수, 데이터만 압수하는 방법 등이 있다.

그러나 많은 이용자가 접속하는 대형 시스템의 경우 전산망 하드웨어 자체를 입수하면 선의의 이용자가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삼성증권 전산센터에도 범죄와 관련 없는 증권고객 정보 등 '제3자'의 데이터가 상당수 저장돼 있다.

따라서 검찰은 삼성 계열사의 모든 전산자료가 관리되는 삼성SDS e데이터센터에서 확보한 자료와 삼성증권 전산센터의 자료를 비교·대조해 필요한 자료를 선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필요한 데이터는 별도 저장장치에 복제하거나 프린터로 출력해 출력물을 압수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김수남 특수본부 차장검사도 "압수수색 자료가 방대해 확보에 시간이 걸리고, 삼성SDS에서 확보한 백업 전산자료를 삼성증권 전산센터의 자료와 비교·대조하는 과정에 시간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