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백화점에서 구입한 제품이 누군가 쓰던 물건이라면 기분이 어떻겠습니까? 가격은 다소 비싸지만 믿을 수 있다던 백화점에서 실제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정원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지난 주말 경기도 용인의 한 백화점에서 운동복을 산 김 모 씨는, 주머니에서 백화점 구내식당 식권과 영수증을 발견했습니다.
[김 모 씨/피해 소비자 : 그자리에서 바로 갈아입고 극장에 들어가서 주머니에 손을 넣어보니 거기서 (백화점 구내식당) 식권 영수증이 나온거죠....]
김 씨가 항의하자 백화점은 단순한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이하섭/모 백화점 매장 점주 : 입다가 세탁 후에 판매한다는 그런 일은 절대 없고요, 판매로 잘 연결이 되는지, 그런걸 보기 위해서 한 번씩은 입어 보고 합니다. 그러다가 식권을 어떻게 들고 있다 들어가지 않았을까..]
그러나 취재 결과 김 씨가 산 옷은 백화점 종업원이 먼저 입어본 옷이었습니다.
백화점 직원들이 파는 옷을 입어본 다음 손님들에게 판매한 것입니다.
이런 옷들은 간단한 손질을 거쳐 다시 새 옷으로 둔갑합니다.
[직원 세탁소 관계자 : 그렇게 드라이했다는 티는 안나실 거예요. (새 옷처럼 팔아도 될 정도로?) 매장에서 입던 옷들.. 자기네들 유니폼 입는 것들도 드라이해서 제품으로 판매하는 경우도 있으니까.]
백화점 의류매장 직원들이 홍보효과를 노려 판매용 옷을 입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입니다.
[전 백화점 직원 : 그 옷 입고 퇴근하는 매니저들도 있어요. 주름있으면 스팀하고 걸어놓은 다음에 다시 붙여서, 이런 태그를 다는거죠.. 새옷처럼....]
석 달 전 서울의 유명 백화점에서 노트북 컴퓨터를 산 박 모 씨도 중고제품을 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습니다.
[박 모 씨/ 피해 소비자 : 스크래치도 많고 배터리도 교환흔적도 많고 해서.. (기사한테)중고같지 않냐고 물었더니.. 제품 새걸로 출고된거 같긴 한데, 두고봐야겠다고...]
백화점은 새 제품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지만 왜 중고제품이 배달됐는 지는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부 처벌이 약하기 때문에 비슷한 일이 되풀이 된다고 말합니다.
[전 백화점 근무 : 걸려서 손님 항의 들어오면.. 조심하지 그랬어, 이것밖에 없을걸요.]
양심을 파는 직원들과 매출에만 급급해 이를 묵인하는 백화점, 고품격은 커녕 중고품을 파는 탓에 소비자들의 피해만 커져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