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뉴스>
<앵커>
방학만 되면, 중·고등학생들은 봉사활동 점수 따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하지만 점수 채우기에 급급하다 보니 본래의 취지는 실종되고 이상한 현상만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연 기자의 기동취재입니다.
<기자>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놀이터, 학생들이 땅을 파고 있습니다.
돌맹이를 고르기 위해서입니다.
2시간 동안 이렇게 하면 구청에서는 봉사활동 확인증을 줍니다.
[중학생 : 그냥 하라고 하니까. 6시간 더 해야 돼요.]
[봉사를 안 하면 점수가 깎이니까 학교 좋은데 못 가잖아요.]
성교육을 받아도, 봉사로 간주됩니다.
2시간 강의를 들으면 봉사 활동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왜 봉사가 되는 지는 당사자도 모릅니다.
[김명신/중학교 3학년 : (봉사활동이 아닌 것 같은데..) 저도 그렇게 생각하는데 그래도 성에 관심이 있어서 하게 된 것 같습니다.]
서울시에서는 걷기 행사만 참여해도 봉사활동 확인증을 끊어주고 있는데, 역시 참가자의 절반 이상은 청소년입니다.
[이강현/한국자원봉사협의회 사무총장 : 확인증 준다고 하면, 봉사활동 몇 시간 준다하면 구름처럼 몰려와요. 봉사로써 인정할 만한 활동인가도 확인이 잘 안 되고..]
봉사점수따기에 나선 학생들 때문에 학부모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방학을 맞아 자치구들이 장애인 시설 방문 프로그램들을 만들고 있지만, 정작 해당 시설에서는 어린 학생들만 오는 건 반기지 않습니다.
때문에 학부모들은 학생들을 따라 나서야 합니다.
[중학생 학부모 : 부담되죠. 우리 아이가 시간을 때워야 되는데 그걸 어디 가서 시켜줄까 고민되고.]
학생이나 학부모 모두에게 짐이 돼버린 봉사활동 점수제,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