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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탈영 배경은?…궁금증 증폭

어머니 "트집 잡을 것 하나 없는 착한 애"

10일 새벽 경기도 가평군 현리 소재 육군 모 부대에서 동료 병사 2명에게 총을 쏜 뒤 실탄과 K2 소총을 휴대하고 무장 탈영했다가 부대 인근 야산에서 머리에 총상을 입은 채 발견된 이 모(20) 이병의 탈영 동기에 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가족이나 친구의 말을 종합해보면 입대한 지 얼마 안되는 이 이병이 부대 안에서 무슨 일이 있지 않고서는 동료 사병에게까지 총을 쏴 1명을 살해하고 1명을 부상케 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군으로부터 연락을 받고 자수를 권유하기 위해 부대로 내려간 이 이병의 어머니 오모(46)씨는 서울 금천구 시흥동 집을 지키고 있는 남동생((18·고교3년)에게 건 전화를 통해 연합뉴스 기자와 나눈 통화에서 "(이 이병은) 트집 잡을 게 하나도 없는 아이였다. 착한 아이였는데 우리도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다"며 "언론에 나온 그대로고 다른 건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오 씨는 "새벽에 전화받고 가느라 둘째에게는 아무 얘기도 못했다. 하루 종일 정신이 없어서 전화도 못했는데..."라며 "(동생이) 고3이니 동생에게는 더 묻지 말고 그냥 돌아가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이 이병 동생은 형에 대해 "원래 내성적인 성격"이라며 "평소 총 쏘는 인터넷 게임을 즐겼다"고 전했다.

동생은 "형이 중학교 때는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잘 놀러다녔는데 고등학교 가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았다"며 "대신 PC방에 가서 몇 시간씩 게임을 했고 가끔 게임을 하다 새벽에 집에 들어오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 이병은 작년 모 전문대학을 다니다 그만둔 뒤 친구 2명과 함께 한 휴대전화 부품 조립회사에서 보름 가량 아르바이트를 했으며 여자친구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이병은 지난 5월9일 입대한 뒤 집에 3통 정도 전화를 해 안부를 전했으나 별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고 동생은 전했다.

이 이병이 6월6일 집으로 보낸 편지에도 "아직 처음으로 잘 모르겠고 긴장도 많이 된다. 훈련소에서 동기들과 지낼 때와는 많이 다른 것 같다. 아직 하루도 지나지 않았지만 선임병도 좋은 사람 같다. 동생에게 이제 고3이니 컴퓨터도 조금씩만 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고 해라. 친척들에게도 안부 전해달라"고 쓰여 있었다.

동생은 "형이 100일 휴가 나올 때가 됐는데 순서에서 밀렸다는 말을 들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뒤늦게 경찰의 연락을 받고 온 이 이병의 친구인 이 모(20)씨는 "아침에 이상하게 잠이 일찍 깼다가 탈영병 소식을 들었다. 친구와 입대 일자도 같고 키나 몸무게도 비슷해 설마 했는데..."라며 "그럴 친구가 아닌데 깜짝 놀랐다. 정말 의외였다"고 말했다.

친구 이 씨는 이 이병에 대해 "말이 없는 편이었고 대학이나 개인적인 얘기는 잘 안 했다"며 "(이 이병이) 군대 간 이후에는 연락한 적이 없지만 고등학교 때부터 같이 PC방에 가서 총 쏘는 게임을 즐겨 했고 6시간 넘게 게임을 한 적도 많다"고 전했다.

친구 이 씨는 "(이 이병이) 성격이 포악하거나 그렇지는 않았다. 내가 자주 장난을 쳤는데도 크게 화를 낸 적도 없었다"며 "아마 군 생활이 많이 힘들었거나 무슨 일이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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