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남 창녕의 화왕산에서는 대보름 '억새 태우기' 축제가 열리고 잇습니다. 5만평의 억새밭이 타들어가는 장관을 보시겠습니다.
이대욱 기자입니다.
<기자>
해발 756m의 화왕산.
너르게 펼쳐진 분지 형태의 산 정상엔 겨우내 바짝 마른 억새가 5만 6천평이나 펼쳐져 있습니다.
저녁 6시반부터 달집에서 불길이 치솟기 시작합니다.
250명의 불잡이 들이 산 정상 곳곳을 뛰어다니며 불을 놓습니다.
산전체가 끝없이 펼쳐진 불바다로 변합니다.
하늘을 삼킬듯이 치솟은 불덩이는 휘영청 떠오른 보름달마저 무색하게 만듭니다.
불길이 절정에 오르자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저마다의 소원을 빌어 봅니다.
[하숙연/경남 창녕 : 아이들 공부 열심히 잘 하고, 건강하고 신랑 사업 잘 됐으면 좋겠습니다.]
억새 태우기는 '큰 불의 산' 화왕산에 불기운이 들어야 풍년이 들고 재앙이 물러간다는 속설에 따라 3년마다 열리고 있습니다.
불 붙이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연날리기와 상원제를 포함한 흥겨운 축제가 펼쳐졌습니다.
밤 하늘을 수놓은 불꽃놀이도 축제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습니다.
한 해의 복을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
쟁반같은 보름달을 향해 힘차게 타오른 화왕산 불길은 액운을 사르면서 올 한해 풍성함을 약속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