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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치인들, NHK 위안부 방송에 압력

우익 정치인들 압력으로 방송 내용 변경

<8뉴스>

<앵커>

일본의 우익 정치인들이 일제의 위안부 만행을 고발하려던 NHK에 압력을 가해서 방송 내용을 완전히 뒤바꾼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역사 교과서 왜곡을 이끌어온 일본 집권당 중진들의 소행이었습니다.

양윤석 도쿄 특파원입니다.

<기자>

지난 2000년 일제의 종군위안부 문제를 다뤘던 시민단체 주최의 민간법정입니다.

비록 구속력은 없지만, '쇼와 일왕 유죄, 일본 국가 책임'이라는 판결도 내려졌습니다.

하지만 당시 일본 NHK는 교육방송 특집 프로그램에서 법정 내용을 전혀 엉뚱한 방향으로 소개했습니다.

일왕 유죄라는 판결과 위안부 출신 중국 여성 증언 등 일본의 책임 부분은 빼고 오히려 위안부 제도는 매춘이라면서 민간법정을 비판한 우익 학자의 논평을 비중있게 방송한 것입니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당시 프로그램이 이런 식으로 방송된 것은 아베 자민당 간사장 대리와 나카가와 경제산업장관 등 우익 정치인들의 압력에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우익 국회의원들의 역사 교과서 연구 모임을 이끌고 있던 아베 의원 등이 방송 하루 전날 NHK 간부들을 불러 내용이 편향됐다며 시정을 요구했다는 것입니다.

시정이 불가능하면 아예 방송하지 말라는 요구에 결국 프로그램은 방송 직전 부랴부랴 재편집됐습니다.

[도쿠나가/NHK 홍보담당 : 압력으로 느껴지기도 했지만, 최종적으로는 편집책임자가 자율적으로 판단해서 편집·방송합니다.]

이번 사건은 정치권의 외압에 휘둘린 일본 공영방송의 문제점과 함께 역사 왜곡에 대한 일본 우익 정치인들의 집요함을 또 한번 보여줬다는 지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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